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의 2차전지 분리막 특허소송에서 무효결정을 얻어냈다. LG화학은 상급기관인 특허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분리막 특허소송 무효확정 여부는 향후 1~2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심판원은 9일 LG화학의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에 대해 무효 심판을 청구한 SK이노베이션의 무효 주장을 받아들여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를 무효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종래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의 기공 구조를 이용함으로써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 수축과 전기적 단락이 발생하지 않아 전지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분리막은 2차 전지의 핵심 소재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단락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온 통로 역할을 한다. 세계 분리막 시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연평균 29.1% 성장했으며 올해 시장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심판원은 이번 심판에서 특허 핵심 기술인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 기공 구조에 대한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어 선행기술에 개시된 분리막 기공 구조를 일부 포함하고 있고 전지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일부 효과 또한 차이가 없어 LG화학의 특허가 선행기술로부터 신규성이 부정된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최대 성장 산업으로 떠오른 2차전지 관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법적, 기술적 공방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은 2차 전지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황우택 특허심판원장은 “LG화학의 특허는 일부 구성이 선행 기술의 분리막과 동일해 신규성이 부정된 것일 뿐 LG화학이 현재 생산, 판매하고 있는 SRS 분리막이 선행기술의 분리막과 동일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심판에 비춰볼 때 우리 기업들이 강한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선행기술 조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 SRS기술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열적, 기계적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원천기술로 GM, 포드, 르노 등 세계 자동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특허심판원의 심결은 LG화학 특허청구범위가 너무 넓게 작성되어 있어 선행기술이 포함되어 있다는 판단으로 조만간 상급기관인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