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메신저 `챗온(ChatON)` 국내 서비스가 KT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든 해외 서비스를 자체 전용서버에서 운영하고 있다.
9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국내 서비스 출시 이전부터 여러 테스트로 KT 클라우드 인프라는 사용자가 급격하게 확대됐을 때 가장 유연하게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면서 “챗온 국내 서비스는 KT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KT의 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버추얼프라이빗클라우드(VPC)`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VPC 서비스는 주로 데이터 보안이나 서비스 안정성 등을 이유로 전용 네트워크 회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주로 대기업들이 이러한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호한다. 전용 서비스라 할지라도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와 동일한 구조로 설계됐다.
KT 관계자는 “KT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내 VPC존에 삼성전자만을 위한 전용 공간이 설치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시스템 운영 규모 등은 일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챗온 글로벌 서비스는 모두 삼성전자가 해외 현지에 자체 서버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미국, 일본,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에 전용 서버가 설치돼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에 출시한 갤럭시S3의 반응이 뜨거워 챗온 이용자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전용 서버 증설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서비스 운영 전략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예외적으로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대해 업계는 의아스럽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삼성SDS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KT 서비스를 적용한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서비스 운영권도 삼성전자와 전략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현지에 있는 KT 자체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KT의 가장 큰 클라우드 고객이지만 향후 삼성 그룹 내에서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사업에 직접 뛰어들게 되면 가장 큰 경쟁 업체가 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협력이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챗온은 120여개국 68개 언어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출시됐다.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블랙베리 등 다양한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받아 이용할 수 있고 갤럭시S3를 포함해 향후 출시될 삼성전자의 휴대폰에 기본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챗온을 단순 메시지 서비스가 아닌 콘텐츠 유통과 서비스 딜리버리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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