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연 3.0%로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2011년 5월 3.0%에서 6월 3.25%로 오른 뒤 13개월 만인 지난 7월 시장의 예상과 달리 0.25%포인트 인하됐다. 지난달 인하된 금리 효과를 당분간 지켜봐야겠다는 판단이 이달 동결의 주된 이유다.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면 경기침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날 금통위는 “수출·내수의 부진으로 한국의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성장이 `부진`했다는 표현에서 한 발 더 나갔다.
세계 경제는 유로지역 경제활동 부진이 심화하고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로존을 중심으로 높은 불확실성,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며 세계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는 유로지역 리스크 증대,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 부진 등으로 국내총생산(GDP)갭이 상당 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견실한 경제성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의 중심선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의 눈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꽁꽁 묶어두기로 한 이유는 일단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의존형이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만 성장할 순 없다”며 “수출과 내수 간 보완·협조로 경제를 이끌어야 하는 데 통화정책도 이런 목표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적 표현이나, 결국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과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가 아직 시현되지 않았다는 게 김 총재의 기본 시각이란 얘기다.
이제 관심은 추가 금리인하의 시기와 폭이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언제 금리를 인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시장은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연내 한 차례 정도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
실제로 7월 우리나라의 수출(통관 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8.8% 감소한 446억달러에 머물렀다. 6월 생산(-0.3%), 소비(-0.5%), 설비투자(-6.3%) 모두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추가 금리 인하 요인 역시 적잖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물가안정 목표 하한선보다 낮은 전월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쳐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도 줄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