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김유석 팬터로그인터액티브 사장이 점심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직원들을 소집했다. 직원들이 어리둥절해하는 가운데 `번개회식`이 열렸다. 직장 회식에선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소고기 메뉴에 낮 시간이었지만 술도 간단히 곁들여졌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그간 공들여 추진했던 30억원 규모 한국콘텐츠진흥원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기술개발 사업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사업 규모를 떠나 최근 회사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김 사장에겐 의미가 남달랐다. 김 사장으로서는 예정에 없던 회식을 위해 직원들을 긴급 호출하는 `소동`을 벌일만했다.
김 사장은 “사실 사업 수주 확신이 없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회사와 직원들 모두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며 “회사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00년 서울 반포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팬터로그는 올해 업력 13년차에 접어든 모바일 솔루션 전문 업체다. 모바일 인터넷 브라우저, 모바일 광고, 모바일 가상화 기술로 이름을 알렸다.
김 사장은 앞서 다져온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이동통신사에 국한됐던 B2B 비즈니스 모델도 스마트폰 사용자를 겨냥한 B2C 형태로 넓혀가는 중이다.
B2C 사업을 위한 첫 작품 `몰모트 디아블로3`도 선보였다. 디아블로3를 스마트폰 상에서 클라우드 방식으로 이용하는 앱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 있는 PC에 원격 접속해 디아블로3를 즐길 수 있다.
김 사장은 “롱텀에벌루션(LTE) 등 이동통신망 발전에 힘입어 스마트폰을 응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회사 역량과 관계없이 최근 모바일 솔루션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고민거리다. 휴대폰 시장이 2000년대 후반부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다. 외부 개발사가 제공하던 기능 대부분이 스마트폰 운용체계(OS)에 내재화돼 모바일 솔루션 업체 입지가 줄어들었다.
김 사장은 달라진 시장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모바일 시장은 `승자독식`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선발 주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신규 시장 발굴을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가상화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