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 장비 업체들이 과도한 부가 기능을 줄이는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엔터테인먼트 등 불필요한 기능을 빼는 대신 화질·네트워크카메라(IP)·안정성 등 기본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 국내 보안 업계가 던진 `돌직구`가 대만·중국 보안 장비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엠씨넥스·씨앤비텍·윈포넷·훠엔시스 등 보안 장비 제조업체들은 올해 들어 화질 개선 및 네트워크카메라(IP) 연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영상 등 부가기능 늘리기에 집중하던 것을 감안하면 연구개발(R&D) 흐름이 달라진 셈이다.
기존 아날로그 CCTV 시장이 침체되는 반면 스마트 기기 확산 덕분에 IP 시장은 급성장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채택하는 조류가 강해질 전망이다.
IP 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로 감시뿐 아니라 원격 제어도 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 보안 시장은 40~5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고화질 DVR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화질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흥 시장은 아직 저가 DVR 부문이 훨씬 크지만, 신뢰성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확대되면서 한국산 보안 제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능형 빌딩 건설이 늘고, 교통감시 안전 시스템 구축이 확산되면서 보안 장비 부문에서 연 20~30%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IP 영상감시 부문은 일반 DVR 시장 성장세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안 장비 시장도 직접 CCTV 등을 설치하는 프로슈머(Prosumer)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본 성능이 뛰어나고 확장성이 좋은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포털 사이트 검색을 활용하면 일반 보안 장비를 설치하는 방법 뿐 아니라 패키지 형태 제품까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작은 소규모 매장에서 직접 보안 장비를 설치해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그동안 국내 보안 장비 업체들이 기본 성능 개선보다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출시해온 측면이 있다”며 “불필요한 기능을 빼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발도 진행해 소비자 편의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