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폭염으로 전력 구매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한국전력과 민간발전사들 간의 수익분배 갈등이 극에 달했다. 양측은 `민간발전사의 과도한 수익` `시장경쟁 제한`을 주장하며 날선 공방을 벌인다.
전력노조는 지난주 현 전력거래방식이 민간기업의 과도한 수익을 조장하는 왜곡된 구조라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냈다. 그러면서 민간발전사 판매 전력에도 할인요율(정산조정계수)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간발전사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회계상 수익상계를 위해 도입한 할인요율을 아무 연관도 없는 민간기업에 적용할 수는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양측의 공방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 2년간 혹한·혹서기 때마다 발생하는 전력피크로 전력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한전의 적자폭은 커진 반면에 민간발전사들의 수익은 높아지면서 할인요율 산정 때마다 갈등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감사청구를 통해 해당 논란이 업계를 넘어 공론화한 것은 처음이다.
함규식 전력노조 국장은 “지금처럼 전력피크가 계속해서 경신되는 시점에서 전력기준가격으로 그대로 받는 것은 사실상 특혜”라며 “과도한 수익 방치는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번 감사청구를 계기로 전력거래제도 개편까지 모색한다. 지금처럼 도매시장 전력구매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 최고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기준 전력가격(계통한계가격)은 지난해 119원에서 178원으로 50% 가까이 비싸졌다. 소비자 시장에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폭을 제한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이 가격을 그대로 민간발전사들에 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물가인상 우려로 소비자 시장에서의 전기요금 인상은 한계가 있으니 민간발전사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고통분담 차원의 요구다.
민간발전사들은 자신들의 수익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며 특혜를 받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민간발전사 영업이익률이 50% 달하며 인센티브 잔치를 벌였다는 일각의 주장에 5% 영업이익률이 일반적이며 매출급증에 따른 특별 인센티브는 없었다고 밝혔다. SK E&S의 영업이익률 50%도 다른 곳과 달리 LNG를 가스공사가 아닌 직접 도입하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훈 민간발전협회 부회장은 “민간발전사들이 전력피크를 이용해 배를 불리는 것처럼 호도됐지만 내부적으로 2년 뒤 발전시설 증가에 따른 적자경영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원가절감 노력으로 전체 전력구매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인정하지 않고 이에 따른 수익 증대만 문제 삼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력거래소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