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시장, 스마트폰 활황에 `HDI` 주력으로 등극

고다층기판(HDI)이 최근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의 다기능화로 주기판에 실장되는 부품이 많아지면서 다층기판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연성(F)PCB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 효자 품목이 될 전망이다.

HDI는 휴대폰의 주기판으로 사용되는 다층기판의 일종이다. 일반 휴대폰 HDI가 4~6층으로 구성된 반면 스마트폰 HDI는 통상 8~10층으로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최상위 제품군은 10층 HDI를 주로 사용한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아이폰4S와 갤럭시S3도 10층 HDI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최고가 스마트폰은 10층 HDI가 주기판의 표준으로 굳어지는 추세”라며 “10층 이하 품목은 보급형과 저가 스마트폰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용 HDI는 기존 일반 휴대폰용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휴대폰 HDI의 영업이익률이 2%에 불과한 반면 스마트폰용 HDI는 5%를 넘는다. 롱컴에벌루션(LTE)이 등장하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진화하면서 더 많은 층의 HDI가 요구되고, 그만큼 판가와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국내 PCB 업계는 설비 투자를 늘려 HDI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신 공정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올해 450억원이었던 설비 투자 규모를 내년 700억원까지 늘려 HDI 양산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HDI 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배나 늘어난 9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와 대덕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층 비아홀 공정을 적용한 HDI 제조에 나섰다. 다층 기판에서 층간 신호를 전달하는 스택 비아홀(쌓아놓은 PCB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뚫은 구멍)을 차례로 쌓은 공법이다. 기존 방식보다 신뢰성과 설계 자유도가 높고 절연 저항과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

한편 시장 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휴대폰용 HDI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억달러(약 4조9720억원)에서 오는 2016년에는 64억달러(7조2320억원)로 연평균 8%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용 HDI 시장 규모는 2011년 24억달러(약 2조7120억원)에서 2016년에는 55억달러(약 6조2150억원)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