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연구원들이 차기 정부에서 시급한 과학기술 정책과제로 과학기술 전담 부처 부활을 꼽았다. 지난 5년 동안 과학기술정책은 낙제점 수준이며 과학기술 경쟁력도 크게 뒤처졌다고 평가했다.
민주통합당 이상민 국회의원 주도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기관 소속 연구원을 대상으로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평가와 차기정부 우선 추진 과제`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출연연구원 열에 아홉은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 잘못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일반 국민이 아닌 과학기술계에 직접 종사하는 연구원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을 평가받기는 처음이다. 과기계 내부에서조차 과학기술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7%가 역대 정부와 비교할 때 현 정부의 과기 정책이 올바르게 운영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잘 운영하고 있다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지난 5년간 과학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는 응답자 열에 일곱명(72.4%) 가량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잘못된 정책으로는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등 과학기술 전담부처 폐지`가 응답률의 89.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과학기술자 사회적 위상과 처우 하락(76.6%)` `출연기관 통폐합 논의와 연구개발(R&D) 거버넌스 개편 추진(72.3%)`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원은 과학기술전담부처 폐지가 안정적 연구환경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 요소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환경면에서도 크게 미흡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7개 출연기관이 현 정부들어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소속으로 이관 된 후 자율적인 연구 환경 조성과 연구 수주 환경 개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아지지 않았다`가 86.5%나 차지했다. 부정적인 평가 원인으로는 52.7%가 `과학기술 정책 마인드 부재`를 꼽았다. 연구현장에서는 부처와 부처 소속 공무원이 연구기관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규제와 지침을 남발해 일선 연구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과학기술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국과위가 원래 목적과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응답이 절대적이었다. 전체 80.8% 연구원이 정권 후반기에 만들어진 국과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주요 원인으로는 `국가 R&D 예산 편성권 미확보 등 국과위 역할과 권한 모호(38.6%)` `기획재정부·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 등 부처 이기주의(23.0%)`, `국과위 범부처간 총괄 조정기능 부재(16.2%)` 등을 꼽았다. 국과위 설립 초기에 실질적인 역할 수행과 권한 수행 한계가 있을 것이란 과기계의 지적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차기 정부와 관련해 우선 과제로는 출연금 확보와 과학기술 전담 부처 부활을 꼽았다. 차기 과기정책 과제로 응답자들은 `안정적 인건비와 출연금 확보(57.7%)`를 1위로 꼽았고 이어 `과학기술 전담부처 부활 등 출연기관 부처 지배구조 개편(51.3%)`, `출연기관 연구역량 및 강화(46.9%)` 등이었다. 출연연이 앞으로 우수 연구성과를 위해 추진해야 하는 주요 과제로는 국가 중장기 R&D 전략에 따른 안정적 연구 수행(65.7%), 출연금 등 연구비 확대(63.4%), 출연기관 종사자의 신분 보장과 성과 보상 강화(36.3%) 등이었다.
정부 출범 이후 5년간 과기 정책 전반의 성과와 한계를 조명하고 앞으로 추진해야할 중장기 과기 정책 수립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는 지난 7월 18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됐다. 과학기술계 27개 정부출연기관 소속 연구원에게 설문했으며 총 1402명이 참여했다.
과학기술 정책 설문 결과 종합
지난 5년간 잘못된 과학기술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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