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기 불황에 후방산업계 제도 개선 희망 간절

디스플레이 시장이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후방 산업군의 어려움을 덜어 줄 제도 개선이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함께 선도하며 동반 성장해 온 중소 협력사들이 다소나마 어려움을 해소할 기회를 얻기 위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와 기술료 삭감, 관세 역차별 문제 해결 등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시장에서 원천기술 R&D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레이저열전사(LITI) 방식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다수 AM OLED 관련 중소 기업들은 일반 R&D 세액공제만을 받고 있다. 원천기술 R&D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되면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비율은 25%에서 30%로 확대된다. AM OLED 장비·부품·소재 기업들이 적용 범위를 확대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과제 수행 후 내야 하는 기술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정부 R&D 과제에 참여해 지원받으면 나중에 20~40%에 해당하는 기술료를 내야 하는데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그마저도 큰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일부 소재·부품의 경우 역차별적 관세로 불이익을 입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외 수출 시에는 관세를 내야 하는 데 같은 품목을 수입할 때에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내는 관세가 없는 품목이 있기 때문이다. LCD 공정에 필요한 삼불화질소(NF3)가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정부에 제도 개선을 호소하는 쪽은 주로 중소기업이다. 장기 불황으로 인해 삼성·LG 등 패널 업체들이 원가 절감에 나서면서 그 영향이 고스란히 중소 협력사들에 미친 탓이다. 패널 업체들의 설비 투자도 위축되면서 매출이 반 이상으로 줄어든 기업들이 속출한 상태다.

업계는 지난달 차관 주재 간담회에서도 정부에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한 바 있다. 오는 22일 개최되는 디스플레이 동반성장 포럼에서도 이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 등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도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며 “어려운 때일수록 정부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