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역 지원 체계 손질해 신흥국가 개척 촉진

정부가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무역 지원 체계를 대폭 손질한다.

미국·EU 등에 편중한된 선진국 무역 지원 인프라를 일부 조정하고, 여기에서 확보한 예산·인력을 신흥 시장에 투입해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 신흥 시장으로 무역 거래를 다변화해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따른 선진국 시장 수출 감소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자료 : KOTRA
*자료 : KOTRA

1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KOTRA는 미국·EU 등 선진국 해외 무역관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에 남미·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 무역관을 전진 배치한다. 올 초 KOTRA는 카타르·에콰도르·파라과이·콩고민주공화국·탄자니아에 무역관을 새로 만들고, 인도네시아(수라바야)·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로)·인도(벵갈루루방갈로르)에 무역관을 추가로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했다.한다.

KOTRA는 신흥 시장 내 무역관 신규 설치 및 강화를 위해 실사단을 파견하는 한편, 관련 인력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KOTRA는 총 76개국 111개 해외 무역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총 81개국 119개 무역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아프리카·중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큰 5대 권역 67개국을 전략적 특수시장으로 선정하고 무역보험 지원을 강화한다. 최근 전략적 특수시장으로 중동·아세안 등 19개 국가를 추가 편입했다.

현지 사무소가 없는 지역은 모바일-K 오피스 등을 활용해 국내 기업에 수출 서비스를 지원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주재원을 파견해 이동식 지사 형태인 `모바일-K 오피스`를 지원하고 있다. 본사 수출 업무 담당자가 현장에서 직접 바이어의 신용도를 즉시 체크할 수 있게 해 원활한 거래를 돕는 서비스다. 무역보험공사는 시험운영해온 모바일-K 오피스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아프리카·남미 등지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 및 협회에서 신흥국으로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때 무역보험공사 직원을 함께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 소비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우리나라 전체 무역에서 신흥시장 시장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IT 부문에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진다.

아프리카·남미 등 신흥국가들은 광물·천연가스 등 자원 판매를 기반으로 소득 수준을 높이고 있다. 소비 시장이 커지고 구매력이 높아진 덕분에 우리나라 수출품을 대량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흥시장은 잠재력이 큰 만큼 위험도 높다. 현지 거래처의 신뢰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금융기관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용도가 낮은 탓이다.

이운호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FTA 덕분에 수출 시장 다변화가 가능해진 만큼 우리 기업들이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신흥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신흥 시장 무역 지원 인프라를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