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스트림 크리스탈은 이산화탄소로 가정에서 쉽게 탄산수를 만들 수 있는 탄산수 제조기다. 압력 차이를 이용해 맹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전기를 쓰지 않는 데다 여러 번 다시 쓸 수 있는 전용 유리용기를 곁들인 친환경 제품이다. 물론 얼마나 쉽게 조립하고 쓸 수 있는지, 탄산수 한 잔을 만드는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신경 쓰일 수 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확인해 봤다.
少糖多果(소당다과, 설탕을 적게 먹고 과일을 많이 먹어라)
버튼 한 번에 집에서 즐기는 웰빙 탄산수
■검증 포인트
?쉽게 조립하고 쓸 수 있는지
?한 잔당 비용은 얼마인지
?안전에 문제는 없는지
■소다스트림측 설명
?압력 차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를 쓰지 않는다.
?전용 유리용기는 여러 번 다시 쓸 수 있다.
?가스 용기도 재활용할 수 있다.
■ 디자인 | 커피메이커 닮은꼴, 유리병 깨져도 안심
포장을 벗기면 머그컵 2잔을 위아래로 겹쳐 놓은 것처럼 생긴 본체가 눈길을 끈다. 본체 앞뒤는 덮개나 스위치를 돌려 열 수 있다. 한쪽에는 전용 유리병을, 다른 한쪽에는 전용 탄산 실린더를 끼운다. 모양새는 조금 특이한 커피메이커나 정수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크기는 가로 160mm, 높이 430mm로 소형 캡슐커피 머신보다 조금 큰 정도다.
재미있는 건 구성물을 아무리 살펴봐도 전기를 공급하는데 필요한 전기 코드나 전원 어댑터는 찾아볼 수 없다. 탄산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용 유리병과 압축 이산화탄소를 담은 탄산 실린더가 전부다.
탄산 실린더에 든 탄산을 물속에 직접 집어넣는 반자동 방식이어서 전원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 제조사 측 설명이다. 조작 버튼도 탄산수를 만드는 데 쓰는 주입 버튼 달랑 하나 뿐이어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색상은 레드와 화이트, 블랙 3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고 재질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전용 유리병을 담는 부분에는 금속 재질을 썼다. 제품을 손으로 들어보면 이 부분으로 무게 중심이 쏠린다.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해당 부위 재질만 다른 이유는 유리병이 행여 깨지면 다칠 수 있어 파편이 튀지 않도록 안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부분 두께를 재보니 7.8mm다. 유리병이 깨져도 제품까지 부서질 일은 거의 없다는 것. 패키지에 담긴 유리병 역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 물병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두께는 4mm를 넘긴다. 떨어뜨리거나 충격을 줘도 쉽게 깨지지 않도록 만든 것. 탄산 실린더 역시 전용 제품을 써야 한다.
■ 성능 | 버튼만 누르면 탄산수 콸콸, 비용도 낮아
탄산수를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은 간단하다. 본체 뒤 덮개를 벗기고 탄산 실린더를 장착한 다음 전용 유리병에 물을 받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탄산 실린더는 주입구 보호용 마개만 벗기고 나사 조이듯 돌려서 고정하면 된다. 탄산 실린더를 고정하는데 큰 힘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실린더를 제대로 끼우지 않으면 가스 압력으로 실린더가 튕겨 나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유리병을 고정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유리병을 담는 실린더 잠금장치는 오른쪽으로 밀면 잠금장치가 해제되면서 실린더 뚜껑이 열린다. 처음에는 잠금장치가 잘 안 열릴 수 있지만 본체 위를 살짝 누르면서 잠금장치를 풀면 자연스럽게 열 수 있다. 실린더 뚜껑이 알아서 위로 올라가면서 유리병을 담는 플라스크가 앞으로 15도 가량 기울어진다. 전용 유리병을 이곳에 넣고 반대 순서로 잠그면 유리병을 완전히 고정할 수 있다. 수동 기계 장치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제법 재미도 있다.
이 상태에서 본체 위 버튼을 두세 번 누르면 허무할 만큼 빨리 탄산수가 만들어진다. 탄산을 지나치게 넣으면 `푸슉` 소리가 가면서 버튼도 잘 눌러지지 않는다. 보통 두게 번 정도 버튼을 누르면 탄산이 적당한 농도로 섞이지만 더 톡 쏘는 맛을 원한다면 다섯 번 내외로 버튼을 누르면 된다. 탄산음료를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편하다. 유리병이 깨지거나 흔들리지 않게 제대로 고정하면 어려운 점은 없다.
이렇게 탄산수 한 잔(330ml)을 즐기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 제품에 쓰이는 탄산 실린더 1개로 만들 수 있는 소다수는 최대 80리터 가량. 물론 탄산 강도 조절에 따라 소다수 양은 달라지지만 보통 60리터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이 넘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물병에 물을 담으면 1리터 가량 담을 수 있다. 물병에 담은 물 1리터당 탄산수 3잔(330×3≒1,000)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180잔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가스 실린더 1개를 맞교환 형태로 리필하는 비용은 3만원. 탄산수 1잔당 167원 정도가 드는 셈이다(30000÷180≒167). 대형 할인매장에서 살 수 있는 탄산수 가격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전기를 쓰지 않으니 전기요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여기에 각종 농축 시럽이나 직접 만든 원액을 첨가하면 비용은 그만큼 오른다. 하지만 식용색소나 설탕 없이 집에서 직접 만든 유기농 과즙을 섞어서 즐길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비싸다고 할 수는 없다.
■ 기술 | 고압가스 물에 녹이는 방식, 전기 필요 없다
이산화탄소는 탄산수를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려면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료 디스펜서처럼 현재 기압 이상 높은 압력을 가해 물 안에 이산화탄소를 억지로 밀어 넣는 기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보충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봄베에는 고압 기체가 들어 있어 취급에 주의해야 할 뿐 아니라 일반인이 구하거나 다루기도 쉽지 않다. 맥주회사가 제공하는 이산화탄소 봄베를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개인이 충전하기 어려운 데다 기계 비용도 만만치 않다.
물론 기계 없이 탄산수를 만들고 싶다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베이킹소다(중탄산나트륨)와 구연산을 물에 섞고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비율 조절에 실패하면 쓴맛이 나는 데다 일일이 섞고 기다려야 하는 탓에 오히려 불편하다.
소다스트림 크리스탈은 전기 장치를 없애고 탄산 실린더에 든 이산화탄소가 직접 유리병 안에 든 물과 섞이게 만들어준다. 본체 위쪽 버튼을 누르면 실린더 위쪽 마개가 열리며 이산화탄소 기체가 나오고 바로 전용 물병 안에 있는 물과 섞인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조금 신맛을 내는 탄산수로 변하는 것이다. 순수 이산화탄소 압력만 이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기계장치나 전기장치를 갖출 필요도 없다. 실린더를 끼우거나 뺄 때 복잡한 공구 없이 손으로 끼우고 뺄 수 있다.
물론 고압가스로 채워진 실린더이니 만큼 외부 충격이나 온도 변화가 가해지면 폭발할 수도 있다. 과연 주방이나 실내에 두고 써도 될 만큼 안전할까. 제조사 측은 이 제품에 쓰이는 탄산 실린더에는 안전밸브를 포함한 안전장치가 있는 데다 독일기술검사협회(TUV) 인증도 받아 안전하다고 밝혔다. 다만 다 쓴 탄산 실린더에 일반인이 이산화탄소 가스를 직접 리필하는 건 위험한 만큼 가스가 떨어지면 판매처에 교환을 요청해야 한다.
■ 이버즈 총평 | 少糖多果
여름이면 냉장고나 자동판매기에 담긴 시원한 음료수가 절로 생각나기 마련이다. 땀을 많이 흘린 뒤 마시는 음료수 한 잔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하고 달콤하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시원함을 얻기 위해 마시는 음료수에 담긴 첨가물은 결코 건강에 이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합성착색료는 물론 탄산수에서 나는 쓴맛을 지우기 위한 설탕이 큰 문제다. 보통 탄산음료 한 캔당 담긴 설탕은 32g 정도인데 한 캔만 마셔도 체중 60kg인 성인 1일 권장량인 30g을 훌쩍 넘어선다.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쓴 제품도 있지만 끊임없이 제기되는 안전성 문제도 마음에 걸린다.
소다스트림 크리스탈은 이처럼 마음 놓고 즐기기 힘든 탄산음료를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판되는 수입 탄산수보다 경제적인데다 가정에서 만든 각종 과즙을 넣어 즐길 수 있어 과도한 설탕 섭취를 막을 수 있다. 불가에서 전해지는 건강 10훈 중 하나인 `소당다과`(少糖多果)처럼 설탕은 멀리하면서 건강에도 이로운 탄산음료를 섭취할 수 있다. 탄산음료를 담기 위해 쓰이는 캔이나 페트병도 배출되지 않아 환경에도 이롭다.
권봉석 이버즈기자 bskwon@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