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물이야기]<18>도시와 하수도 그리고 생존전략

인기리에 방영 중인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글 탐험에 나선 연예인들이 갑자기 쏟아진 비 때문에 위기에 빠졌다. 쉴 곳을 잃은 채 넋 놓고 있던 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숙소 주위에 물길을 깊이 파고 튼튼히 재정비하는 것이었다.

[재미있는물이야기]<18>도시와 하수도 그리고 생존전략

안전하게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생존 규칙이 있다. 물과 식량, 그리고 안전한 주거지 확보다. 특히 텐트 등을 이용해 야영 할 때는 비가 와서 물에 잠기는 참사를 막기 위해 반드시 텐트 주변에 물길을 내야한다. 휴가철 잠시 동안 숙식을 위해서도 이런데 하물며 도시를 만들 때는 어떨까.

도시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도시가 침수되지 않게 하려면 빗물 등이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물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지하 곳곳에는 하수도라는 물길이 마련돼 있다.

하수도는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바빌론에서, 기원전 2000년 인더스 문명에서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도시환경과 이에 더해진 기후변화로 하수도 환경은 너무도 많이 달라졌다. 기후변화로 증가한 비는 녹지가 사라진 도심과 수 십 년 전에 건설된 하수도 그리고 깨지고 토사가 누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하수도에 막혀 제대로 흐르지 못한다. 지하철이나 상가 등 다른 지하시설에 중요도가 밀려 하수관의 노선이 왜곡되기까지 하면서 신속하게 배출되지 못한 많은 비는 문제가 돼 터져 나왔다. 2010년 서울 광화문 침수와 2011년 강남역 침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부와 지자체는 침수가 발생하는 곳의 하수관거 용량을 키우고 있다. 도심화가 상당히 진행돼 하수관거 정비가 어려운 곳에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하수저류시설을 설치하거나 지하 깊은 곳에 터널형 하수저류시설과 같은 새로운 개념의 하수도 시설을 도입해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도 많은 비가 왔고, 또 앞으로도 더 내릴 것이다. 화장실 물 내리듯 비를 포함한 하수도가 시원스레 흘러갈 것이다. 돌고 도는 물줄기가 우리가 사는 도시를 깨끗이 씻어 내리고 피해 없이 흘러가주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도 우리는 다시 비와 침수라는 문제를 고민해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