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준비중인 풀HD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로 샤프의 LCD 패널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우선 채택했던 전례를 깨는 사례이자 향후 디스플레이 공급망의 변화를 시사하는 움직임이어서 관심을 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샤프로부터 5인치 풀HD LCD 패널 샘플을 공급받아 풀HD 스마트폰을 디자인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 풀HD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샤프의 샘플이 먼저 나오자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개발된 풀HD LCD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중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1920×1080 해상도로 인치당 픽셀수(ppi)는 430~440에 이른다. 대각선 1인치 사각형 면적에 아이폰4S의 레티나디스플레이(326ppi)보다 100개 이상 더 많은 픽셀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픽셀 수가 많아지면 더 선명하고 섬세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5인치 풀HD LCD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주문에 의해 개발이 시작됐다. 지난 5월 LG디스플레이가 5인치 풀HD LCD를 개발해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샤프 등도 5인치 풀HD LCD를 개발해왔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올 연말부터 풀HD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 아래 패널 업체들에게 개발을 주문했다.
샤프는 당초 HTC 등 기존 고객사에 이어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삼성전자의 전략폰 모델 개발을 서둘러 완료하고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5인치 풀HD 스마트폰을 연말부터 잇따라 출시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5인치 풀HD LCD 양산이 이르면 4분기부터 가능하다. 최근 반도체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가 디스플레이 구동칩(드라이브IC) 생산을 시작하면서 양산 일정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샤프 샘플을 먼저 테스트하면서 샤프가 새 협력사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도 개발 중인 만큼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공급망이 애플처럼 다변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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