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결국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포기했다. KTB사모펀드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키로 한 당초 결정을 뒤집고 MBK파트너스에 지분 30.9%를 최종 매각했다.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은 MBK파트너스에 웅진홀딩스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전량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포함한 이번 지분 매각가액은 1조2000억원이다. 매각을 완료하면 웅진코웨이 경영권은 MBK파트너스가 갖는다.
웅진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조항도 이번 계약에 포함됐다. 향후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되찾을 여지를 둔 것이다.
매각은 이르면 9월말 완료할 예정이다. 유입 자금은 주로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웅진홀딩스는 또 극동건설에 운용자금 180억원을 고정금리 8.2%로 6개월간 대여한다.
웅진그룹이 매각 대상자를 KTB사모펀드에서 MBK파트너스로 교체한 이유는 신설법인 설립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금 유입의 통로가 될 신설법인 작업이 최대 올 연말까지 예상됐는데 이 기간 동안 기업 신용등급 하락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웅진 측 설명이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MBK파트너스와 본 계약을 체결해 재무구조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으며 한층 빠르게 사업구조 안정화와 새로운 성장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7월 KTB사모펀드와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신규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합의했으나 이 같은 이유로 상호 합의를 통해 투자 유치 계획을 해지했다. KTB사모펀드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향후에도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웅진코웨이를 품에 안은 MBK파트너스는 당초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으나 지속적으로 웅진그룹과 접촉해 결국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하이마트 인수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해 롯데그룹에 자리를 내 준 바 있다. 이후 웅진코웨이 인수에 심혈을 기울이며 다양한 매각 조건을 꾸준히 제시한 결과 윤석금 회장의 마음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한편 웅진은 그룹 내 주력이던 웅진코웨이를 매각함에 따라 매출액 1조원대의 웅진케미칼을 그룹 주요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웅진홀딩스는 지난 5월 웅진코웨이가 보유중인 웅진케미칼 지분 46.3%(2억1464만주)를 주당 830원씩 총 1781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한 바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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