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융합 `A+B=∞`] <4회> 자발적 소비시장 `웰니스`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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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풍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까지 활발하게 추진하는 `골프존`은 웰니스산업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대표 성공사례다. 골프에 대한 욕구, 건강에 대한 욕구를 시스템화해 실내, 즉 우리 삶과 가까운 곳으로 끌어들였다. 대중의 욕구를 정확히 읽은 것이다.

유비쿼터스망을 이용한 헬스케어 시스템. 비트컴퓨터가 선보인 손목형 헬스케어 단말기.
유비쿼터스망을 이용한 헬스케어 시스템. 비트컴퓨터가 선보인 손목형 헬스케어 단말기.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또는 `웰빙과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편리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생활공간, 건강하고 만족하는 라이프스타일, 소통하고 즐기는 사회문화적 참여욕구를 지향한다. 신체, 정신적, 사회·문화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의 반영이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얼마나 오래 사는가`에서 `어떻게 건강한 삶은 사는가`로 바뀐 것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고령화 추세가 가파라지면서 이런 욕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웰니스 산업은 이런 변화를 반영해 적극적인 건강증진과 예방활동을 통해 최적의 건강상태와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제품, 시스템, 서비스 등을 생산, 유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전반을 지칭한다.

소비자 일상생활 활동내역과 공간을 중심으로 건강관리(셀프케어), 생활환경관리(리빙케어), 여가활동관리(엔터테인먼트) 등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한다.

셀프케어 산업에는 생활 건강 관리, 외모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다. 리빙케어 산업은 웰빙 인테리어 등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 환경 구현을 위한 서비스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휴양·레저 및 스포테인먼트 서비스로 구성된다.

심전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바이탈 자켓, 인체공학적 의자, 해충 방제 서비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실내 스포테인먼트, 뇌파 피드백 시스템 등 우리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 존재한다.

세계 웰니스 산업 시장 규모는 2010년 1조9000억달러(약 2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가전시장 규모(1조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내 웰니스 시장도 2009년 기준 약 75조9802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7% 규모다. 사업체수 19만4172개, 종사자수 86만7990명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리빙케어 산업이 32조5813억원에 달했고 셀프케어 산업(28조4834억원), 엔터테인먼트 산업(14조9155억원)도 그에 못지않은 규모다.

국내에서도 웰니스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SKT, KT,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종합병원 등은 연이어 u헬스 분야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웰니스 시장 창출을 위한 투자에 한창이다. 한국의 앞선 IT인프라를 결합한 u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는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과 함께 `웰니스 융합 포럼`도 출범시켰다. 기존 산업과 IT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웰니스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들도 기존 주력사업과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웰니스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기존 IT인프라를 활용한 웰니스 사업 분야에서는 빠른 기간내에 충분한 경쟁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스1/ 국내외 기업들 웰니스 시장에 눈뜨다.

1990년대 후반 선진국들이 진입하기 시작한 웰니스산업은 세계 각국 복지 지출이 커지면서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했다. 특히 웰니스 산업은 정치·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복지 확대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이런 변화와 맞물려 국내외 대기업들도 웰니스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 GE와 인텔은 각자의 사업부를 합친 헬스케어 합작사를 설립됐다. GE 콰이어트케어(QuietCare)와 인텔 헬스가이드·리더 등을 통합한 원거리 건강 검진·진료 시스템을 위해서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동작감시센서를 통해 몇 시에 기상했는지, 식사를 위해 주방에 들렀는지, 화장실은 몇 번 갔는지 등 혼자 사는 노인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서비스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동작감지센서를 통해 사용자 일상생활 패턴을 점검한다. 사용자가 평소와 다른 패턴을 보이면 사용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자동 연락한다.

필립스도 GE보다 앞선 2006년 반도체 사업을 매각과 의료사업 집중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7억5000만달러에 원격의료 서비스 업체인 라이프라인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67만여명 회원과 미국, 캐나다 등 2500여개 병원과 의료기관을 연결해 준다. 회원에게 제공하는 팔찌를 통해 실시간 건강상태를 라이프라인 콜센터로 전송한다. 2009년에는 휴대용 헬스케어기기 `다이렉트라이프`도 선보였다. 이 기기는 개인의 운동기록을 체크해 피트니스 전문가에게 보내고, 전문가는 이를 분석해 매주 이메일로 조언해 준다.

구글도 2008년 건강·의료기록을 온라인에서 관리하고 상담할 수 있는 개인건강기록(PHR) 서비스 `구글헬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를 통해 의료용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웰니스 산업 진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2006년부터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직스, 메드스토리, 센틸리온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웰니스 열풍을 타고 u헬스케어 사업에 한창이다.

SK텔레콤이 서울대병원과 공동설립한 합작사 헬스커넥트를 통해 `헬스-온`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KT도 지난 7월 연세대 의료원과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합작사인 `후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삼성전자도 삼성의료원과 공동으로 u헬스케어 기기 및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까지 원주에 들어서는 기업도시에 첨단 건강검진이 가능한 웰니스 단지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아직 국내 대기업들은 웰니스 산업은 극히 일부부인 u헬스케어 사업에 국한되어 있지만, 점점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박스2/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치화해라…생기원 웰니스융합연구그룹

지난 5월 기술표준원은 한국인들의 경동맥 참조표준을 발표한 바 있다. 참조표준은 측정한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과학적으로 분석, 평가해 국가가 공인한 것이다. 이 경동맥 참조표준을 활용해 초음파로 일반인들의 경동맥 두께를 측정하면 심뇌혈관 질환을 손쉽게 진단할 수 있다.

여기서 사용된 측정 데이터가 바로 웰니스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전문지식과 경험치를 가치화한 경우다.

웰니스 산업은 경험과 전문지식 기반의 인간중심 산업이다. 웰니스산업은 u헬스산업과 달리 개인의 적극적인 소비를 전제로 한다. 그만큼 소비자 개인이 원하는 최적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경험과 전문지식이 웰니스 산업의 근간이 되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u헬스케어 산업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연구기관들도 경험과 전문지식을 가치화하는데까지 눈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웰니스융합연구그룹이 기업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중에서도 특허까지 확보한 운동 중 생체정보 측정 인터페이스 기술이 눈에 띈다. RF를 이용한 무구속 심박측정 기술이다.

간편 체력(심폐지구력) 측정 프로토콜도 주목받는 기술이다. 연령별 체력 참조 데이터베이스(DB) 및 정보 추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존에 1시간 이상 극한의 운동능력까지 이끌어내 실시하던 운동부하검사를 10분 내외 걷기만으로 실시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인 연령별 체력 DB 구축으로 체력정보 응용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활용 가능한 최초의 체력 DB 원형을 확보했다는 점이 큰 의미를 갖는다. 이 기술은 작년 특허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료 수익까지 거뒀다.

한국인 고령자 신체활동 관련 체력 진단 및 평가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미 근력과 근지구력, 평형능력, 유산소 능력 등 동시 평가 가능한 6종의 평가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해외 제품 모방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고령자 운동시스템과 콘텐츠 개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스포츠과학 기반 인체모델 설계 및 개발과 이를 활용한 플랫폼 구축과 IT 접목 등도 웰니스융합연구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 성과다.

이를 통해 웰니스융합연구그룹은 웰니스 u비즈니스 서비스 모델 시험구축 및 운용을 통한 u웰니스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앞당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경렬 생기원 웰니스융합연구그룹장은 “웰니스 산업은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라며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 개발을 통해 막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