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스타트업 모델]나만의 스타일 연출하는 `달력형 조명`

청년 스타트업 힘은 `아이디어`다. 굴지의 대기업, 성공한 공룡 벤처가 청년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날고 긴다는 기획자가 모여 머리를 짜내도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안 나와서다.

31살 청년 오시민 대표가 이끄는 3인 기업 쁘띠메종의 발광다이오드(LED)조명은 다수 기획자가 부러워할만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오 대표가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개발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만든 제품이다. 혹자는 `특별할 게 없다`고 말한다. 첫 느낌은 `뭐가 대단해` `나도 한번쯤 생각했는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 대표가 처음 출시했다. 특허도 갖고 있다.

튜나페이퍼는 `달력형 조명`이다. 달력에 LED조명이 상단 부문에 삽입돼 있다. 조명은 돌출돼 있다. 불을 켜면 배경이 되는 달력 지면의 색·디자인과 함께 특유의 빛을 낸다. 달력 지면에는 날짜(숫자)가 아닌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핵심은 조명의 배경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점. 달력형으로 디자인돼 있기 때문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특한 배경과 그에 걸맞은 색감이 연출된다. 그래서 제품명은 `페이지 바이 페이지 램프(Page by page Lamp)`다. 오 대표는 달력 5장을 백지로 비워 놨다. 소비자가 원하는 그림·디자인을 담으라는 배려다. 개인만의 조명을 만들어 보라는 제안이다. 탁상형과 벽걸이형 두 가지를 개발했다.

아이디어의 힘은 대단하다. 완성도가 떨어진 시제품으로 지난해 9월 일본 도쿄 기프트쇼에 출품하자마자 4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말에는 뉴욕 선물용품 박람회에 무료로 전시하는 일종의 경진대회에 신청, 최종 4곳에 뽑혔다. 미국팀 2곳, 터키팀 1곳과 함께다. 전시가 계기가 돼 올 초 미국 3대 현대미술관 가운데 하나인 MOMA미술관과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샌프란시스코 MOMA미술관 아트숍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대학에서도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홀로 창업한 1인 창조기업이다. 그런 그에게 조명기구란 제품이 쉽게 다가 올리는 없다. 최초 백열등으로 제품을 만들 계획이었다. 시작부터 엇나갔다. 발열이 심해 종이가 변색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LED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시장을 알아봤다. 구조와 디자인에 맞는 기성 제품을 찾아보니 개당 6만원을 요구했다.

한 달 동안 찾아다닌 결과다. 마진이 도저히 안 나왔다. 허탈했다. 고민 끝에 직접 개발을 결심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원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소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인 소개로 보드판을 무료로 설계했다. 다시 소개와 소개로 처음 4000만원 불렀던 가격을 500만원으로 낮췄다. 오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작년 초 회사를 세운 그는 그동안 두 차례 눈물을 흘렸다. 한번은 이메일 130여번에 샘플 5개를 보내고 나서야 첫 수출계약(일본)을 체결했을 때다. 오 대표는 왜 눈물이 나왔느냐는 말에 “힘들었으니까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었다면 두 번째 눈물은 반대 경우다. 올 봄 중국산 `짝퉁` 제품이 나온 것. “직원과 끌어안고 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후 바로 샘플 주문을 넣었다. 다행히 중국산 제품은 조악했다. 오 대표는 “제품을 보고 안도했다”며 다만 “바이어가 중국산 제품을 얘기하며 가격을 낮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미국·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바이어가 중국산 제품을 신뢰하지 않아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중국산 제품 가격은 쁘띠메종 제품 3분의1 수준이다.

오 대표는 최고의 리빙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을 살려 `종이`에 이어 `세라믹` `나무` `플라스틱` `금속` 등 5가지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각 재료별로 브랜드도 정했다. “각 재료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 라인업을 개발할 것입니다. 우리만의 `코리아스타일`을 창출해 나가겠습니다.”


【표】쁘띠메종 LED 조명 개요

【표】쁘띠메종 경영성과(단위:100만원)

[좋아요!스타트업 모델]나만의 스타일 연출하는 `달력형 조명`

[좋아요!스타트업 모델]나만의 스타일 연출하는 `달력형 조명`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