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주력산업(자동차·조선·국방·바이오·로봇)과 IT를 접목해 신 산업창출, 산업일류와 및 사회간접자본(SOC) 고도화를 위해 각종 IT융합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 분야에 SAN(Ship Area Network)을 개발, 현대중공업 선박에 성공적으로 탑재해 선박수출에 기여한 바 있다. 최근엔 SSPL 포럼 회원으로 SSPL 기술 개발과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다음은 김 소장과 일문일답.
-SW 선진국의 SSPL 적용 상황은.
▲지멘스, 에어버스, 보쉬 등 IT융합 성공기업의 공통점은 SSPL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이 기업들은 한번 확보한 SW자산들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후속 제품에 검증된 SW자산을 사용함으로써 제품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SPL은 조직 내 공통 SW자산의 체계적인 재사용을 통해, 고객 요구에 맞는 다품종 생산을 가능케 하는 검증된 제품·서비스 생산체계다. 제조업, 서비스업에서 성공적인 대량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왜 국내엔 아직까지 정착되지 못하고 있나.
▲지멘스, 에어버스, 보쉬 등의 제조업체들은 SSPL이 제품의 적시출하(time-to-market)를 가능하게 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함으로써 매우 경제성이 뛰어난 제품생산방식임을 이미 비즈니스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의 공통SW자산을 관리하고 고객요구에 따라 그것을 변경, 재가공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고 단시간에 성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SW 비즈니스 관점을 갖기 어려운 우리 기업 현실에서 정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본다.
-SSPL 정착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인프라를 만들고 SSPL 원천기술 R&D를 활성화해야 한다. 기술 적용에서부터 제품 상용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필요한 SSPL 맞춤형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또한 2~3년 이하의 단일프로젝트가 아니라, 10년 이상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해야한다. 산업분야별로 SSPL 공통아키텍처를 구축하고 공통 SW자산을 축적해나갈 수 있는 R&D, 표준화, 자동화 도구 기반 등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더불어 SSPL 적용 활성화와 인력육성에 필요한 인센티브 제도, SW자산 재사용과 공유, 저작권 등과 관련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SSPL은 특히 도메인 지식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SW 개발자만의 역량으로 경쟁력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
▲제품 도메인에 따라 공통 SW자산과 특화 SW자산을 구축하고 이를 빠르게 제품화해 나가는 SSPL은 당연히 산업별 제품 도메인의 깊이 있는 지식을 필요로 한다. 도메인 지식을 토대로 산업과 SW가 융합하는 강력한 결합점이 구축돼야 한다. SSPL 역량을 토대로 도메인 전문가와 SW 전문가가 협업해 SW 공통자산과 제품별 SW 특화자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 자동차, 가전, 의료 등 다양한 시장 요구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산업분야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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