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차원(3D)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한국·중국·대만 부품 기업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부품 업계에서 자국 내 몇몇 기업들끼리 시장 개척에 나선 사례는 많았지만,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공조 체제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반제품 형태의 `솔루션`을 찾는 중국 시장의 요구에 맞게 공동 개발은 물론이고 각 기업들의 마케팅 노하우까지 결합해 응집력을 발휘하기로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미디어텍, 중국의 트룰리, 한국의 넥서스칩스와 마스터이미지는 중국 휴대폰 시장을 겨냥해 모바일 무안경 3D 플랫폼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 플랫폼은 미디어텍의 베이스밴드·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트룰리의 3D 디스플레이와 3D 카메라, 넥서스칩스의 3D 카메라칩, 마스터이미지의 3D 배리어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 미디어텍은 대만 최대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 업체로 스마트폰의 핵심인 베이스밴드·애플리케이션 통합칩을 공급한다. 트룰리는 중국의 중소형 LCD 모듈 전문업체이며, 최근 카메라 모듈 사업도 시작했다. 넥서스칩스는 3D 카메라칩과 그래픽 가속엔진을 공급한다. 마스터이미지는 본사가 미국에 있지만 한국인이 주축이 돼 설립한 3D 부품과 콘텐츠 회사다.
이들은 무안경 3D 스마트폰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을 일괄 제공할 계획이다. 제조사는 세부 디자인만 수행하면 무안경 3D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콘텐츠까지 토털 솔루션을 공급함으로써 콘텐츠 부족으로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3D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 개화시킨다는 복안이다. 특히 글로벌 연합전선에 중국 토종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현지 시장에 보다 쉽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첫 행보로 오는 29일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했다. 4개사는 중국 선전에서 100여개가 넘는 중국 제조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3D 시장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국영 방송사인 CCTV를 비롯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행사도 준비했다.
4개사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제휴 기업 범위를 넓혀 3D 시장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 제품군을 갖추기 위해서다. 국내 몇몇 회사들과 추가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학근 넥서스칩스 사장은 “많은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한 3D 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새로운 형태의 제휴 모델을 고민하게 됐다”며 “3D가 글로벌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