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000원 시대가 다시 돌아온 가운데 주유소에서 정유사 공급가격을 판매가격으로 왜곡해서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휘발유 가격이 올라 도매공급가가 오를 땐 빨리 반영하고 내릴 땐 천천히 소폭 반영해 마진을 많이 남기는 식이다.
20일 유가정보서비스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가격은 ℓ당 1981원을 기록했다. 8월 셋째 주 전국 평균 휘발유가격은 ℓ당 1959원으로 한 달 전인 7월 셋째 주 1892원보다 66원(3.5%) 올랐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휘발유 가격에 연동하는 정유사의 도매 공급가격을 주유소에서 그대로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중간에서 마진을 더 남기기 위해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 변동 주요인인 국제휘발유 가격은 지난 4월 4일 ℓ당 998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반영한 정유사의 4월 1주 세전 휘발유 공급가격은 ℓ당 1069원을 기록했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국제휘발유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14일 후인 4월 18일 ℓ당 2062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국제휘발유 가격이 6월 22일 ℓ당 694원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이보다 24일이 지난 7월 16일 1891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유사가 국제휘발유 가격을 바로 반영해 6월 4주 ℓ당 802원에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유소에서 이를 오를 때보다 적어도 10일 이상 천천히 반영한 것이다.
또 이 기간 동안 국제휘발유 가격이 304원 내려 정유사의 도매공급가격이 267원 내려갔지만, 주유소는 판매가격을 171원밖에 내리지 않았다.
주유소에서 국제휘발유 가격이 오를 땐 14일 만에 반영하고 내릴 땐 24일 만에 반영한 것도 모자라 인하폭도 국제휘발유 가격에 비하면 약 40% 수준이다. 판매가격에 유류세가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도매공급가격 하락폭 보다 판매가격이 더 많이 내려가야 한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도매공급가격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 것은 일부 지역적, 물류적 특성 때문이고 서울 등 도심지역에서는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 오피넷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