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만 있다고 전부가 아닙니다.” 임진석 굿닥 대표(29)는 “비즈니스 모델을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 기업가 정신 못지않게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당장 필요한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진석 굿닥 대표](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8/20/319586_20120820153045_325_0001.jpg)
임 대표 전문분야는 데이터 정제다. `올쿠`를 시작했을 때 소셜커머스에 올라온 상품 정보를 매일 밤 1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일일이 편집해 올렸다. `레스티`는 서비스 출시 전 전국 1만 여 펜션 정보를 수집해 동의를 받고 사진과 함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3개월이 걸렸다.
굿닥은 전국 병원을 돌며 의사를 설득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임 대표는 “의사 사진 배경을 맞추기 위해 포토샵으로 1400명이 넘는 사진 얼굴만 잘라내는 작업도 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회사는 겉으로는 수평문화, 유연한 출근시간을 보장하고 에어컨이 나오는 사무실이나 카페에서 노트북을 앞에 놓고 기획하는 편한 직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객을 위한 업무가 만만치 않다.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영업을 하는 일도 피곤하고 고역이다.
임 대표는 조직을 세 번 꾸리는 동안 사람을 대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2004년 600만원을 털어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는 `더리얼무브먼트`를 설립했다가 판로를 찾지 못해 사업을 그만둬야 했다. 함께 하던 동업자가 갑자기 잠적해서 혼자 길거리에 나가 남은 티셔츠를 팔았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사직한 뒤 2010년에는 소셜커머스 메타 사이트 `올쿠`를 만들었다.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내분이 생겨 창업팀이 반으로 쪼개지고 매출액이 급감했다.
이 때문에 함께 할 사람을 구할 때 원칙이 생겼다. “창업 초반에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는 게 워낙 힘들어 열정을 주로 본다면 지금처럼 조직이 20명 이상으로 커진 상태에서는 대인관계 능력을 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학벌이나 화려한 이력보다는 무슨 일이건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이유는 “한번 실패해 본 사람이 다시 추락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굿닥은 성공을 가늠할 수 없는 초기 회사다. 임 대표는 “레스티를 하면서 적어도 4계절(1년)은 버텨봐야 성공도 예측 할 수 있다”며 “시장과 고객이 굿닥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아들일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회사는 오프라인에서 불편한 점을 고쳐주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임 대표는 “인터넷 사업 영역을 발전시키는 데 의미 있는 일을 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