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지역 향토문화 보존을 위한 디지털화 사업이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역사와 그림, 설화, 인물 등 우리 향토문화를 디지털 자료로 변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디지털 아카이브 기술을 활용해 소중한 향토문화의 장기 보존과 원활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는 2010년부터 이번 사업을 계획해왔다. 지난해 지방 향토문화 기초 조사와 아카이브 기술 연구, 시스템 기초 설계 등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예산이 확보되면 바로 착수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내년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자료의 중요성 때문에 아카이브 기술 외에도 공인전자문서보관소, 타임스탬프 기술 등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지역 문화자원 수집·관리는 주로 한국문화원연합회 소속 229개 지방문화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방문화원은 160만여점의 향토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생산되는 도서 자료만 해도 1000여점에 이른다. 이런 자료들은 국내 문화산업 육성에 중요한 원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방대한 양의 향토 자료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 부재, 정보화 미비, 관리 부족 등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방문화원이 생성하는 자료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제외돼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많은 원자료가 공공기록물로 활용되지 못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도서나 사진 등 아날로그 형태의 자료는 이전 시 분실되거나 심지어 자료 양의 많다는 이유로 버려지기도 한다”며 “그나마 디지털로 생성되는 일부 자료도 정확한 관리지침이 없어 유실되거나 담당자 교체로 관리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보관 중인 자료도 공간 부족으로 시간이 지나면 폐기되는 실정이다.
이번 사업은 이렇게 사라져가는 향토 자료를 보관·수집·활용하는 체계와 시스템을 구성하는 게 목적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기록보관소 수십 개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원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자료들은 다양한 문화사업의 원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을 활용해 국민의 문화콘텐츠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예산 부족으로 지역문화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를 보존하고 수십년이 지나더라도 우리 문화 콘텐츠를 쉽게 열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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