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나 스스로를 심하게 흔들어야 나중에 뒤흔들리지 않는다. 많이 흔들려본 사람이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고 견디는 방법을 안다. 비바람에 심하게 흔들려본 나무일수록 흔들려도 뿌리째 뽑히지 않고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하고 있다. 강한 생명체보다 부드러운 생명체가 오래 살아남는다. 비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뿌리째 뽑히지 않고 견디는 방법은 비바람에 온몸을 맡겨 같은 방향으로 리듬을 타고 흔들려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비바람에 맞서 강인하게 버티다 줄기와 나뭇가지가 꺾이고 뿌리째 뽑혀 생명을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는 상태로 전락하는 것이다. 많이 흔들려본 사람이 다른 사람도 뒤흔들 수 있다.
흔들린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세파의 힘에 짓눌려 뒤흔들릴 수 있다. 뒤흔들리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뒤흔들거나 나 아닌 제3의 힘에 많이 흔들려봐야 한다. 지금 흔들리지 않으면 나중에 더 심하게 뒤흔들릴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뒤흔들려본 사람이 웬만한 세속의 세파에 휩쓸리지 않는다.
내가 먼저 세파에 심하게 휩쓸려봐야 나중에 웬만한 세파에도 휩쓸리지 않는다. 휩쓸려본 사람만이 세상을 휩쓸 수 있다. 휩쓸린다는 것은 자세와 태도를 가다듬기도 전에 불가항력에 가까운 외부적 힘에 제압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휩쓴다는 의미는 상대가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집중 돌격으로 순식간에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이 휩쓸려 본 사람만이 웬만한 위협적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어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노하우와 여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견디기 어려운 고난과 역경에 휘둘려봐야 나중에 세상을 휘두를 수 있다. 세파에 휘둘려본 사람만이 휘두를 때와 휘두르지 말아야 할 때를 안다. 휘두를 시기가 왔을 때 결정적인 찬스에서 한 방을 휘두른다.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될 때는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다. 아무 때나 휘두르는 사람은 아직 휘두르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다. 한때 휘둘리면서 마음이 아파본 사람만이 언제 어떻게 휘둘러야 할지를 아는 사람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