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조사기관 한국IDC(www.idckorea.com)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12년 2분기 국내 전체 PC 출하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줄었다. 전체 대수 136만 대중 가정용으로 판매된 PC대수는 총 70만 대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28%나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등 여러 카드들도 PC 구입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70만 대라는 숫자를 들여다보면 노트북이 41만 1,000대 가량 팔린 반면 데스크톱은 28만 8,000대 가량 팔리는 데 그쳤다. 퍼센트로 따지면 40% 남짓이다. 한국IDC 김태진 책임 연구원은 “PC는 필수소비재가 아니므로 PC산업은 경제성장 전망과 궤를 같이하며 경기하강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펜티엄 듀얼코어’ 강세 = 이처럼 경기불황과 노트북 약진 속에 데스크톱PC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은 저마다 돌파구를 찾는데 여념이 없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보급형PC인데 고사양 게임을 즐기지 않거나 세컨드PC를 찾는 사람을 위해 성능을 낮춘 제품이다. 지난 2011년부터 출시된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나 AMD 퓨전APU는 그래픽칩셋까지 품고 있어 평균 4~5만 원대 보급형 그래픽카드를 살 필요성도 줄었다.
실제로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용산전자상가 전문매장과 오픈마켓에서 판매된 PC 추이를 보면 인텔 펜티엄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강세가 눈에 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이에 대해 “디아블로3·블레이드앤소울 등 신작게임 특수가 사라지면서 7월 이후로 펜티엄 듀얼코어 PC 매출이 40%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 오픈마켓은 ‘반값PC’ 뛰어들어 = 여기에 중·대형 오픈마켓도 ‘반값PC’를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G마켓(www.gmarket.co.kr)은 28일 ‘굿PC’를 출시한다. G마켓 관계자는 "기존에는 `굿시리즈`를 통해 여러번 노트북을 판매해 왔지만 이번에는 2학기 개강을 앞둔 대학생을 겨냥해 데스크톱PC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굿PC는 AMD A4-3400 APU를 써서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검색, 풀HD 동영상 재생은 물론 인터넷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조립PC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기가바이트 메인보드를 달아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이 G마켓 설명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PC에 붙은 가격표다. A4-3400 APU와 500GB 하드디스크, DDR3 메모리로 구성된 PC를 조립하는 데만도 30만원 가까운 돈이 드는데 G마켓이 매긴 가격은 9만 9,000원으로 원가의 30%에 불과하다. 상품을 기획한 G마켓 정민교CM은 “모든 부품은 중고나 비품이 아닌 정품이며 대량 구매를 통해 값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G마켓은 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선착순 100명에게 쿠폰을 발급하는 등 SNS도 판매 채널로 활용하며 데스크톱PC 뿐만 아니라 반값 노트북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 침체된 PC시장 ‘내년에는…’ = 물론 PC판매가 부진한 것은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4일 IDC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나올 PC대수는 총 3억 6,700만대로 2011년의 3억 6,390만 대보다 300만 대 늘어나는 수준이다. 성장률로 따지자면 불과 0.9%에 불과하다. IDC는 아태지역 PC시장이 정체되고 미국 시장 PC수요가 감소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IDC는 “윈도8과 결합된 일체형 터치PC나 울트라북이 기존 PC에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년에는 실적이 나아질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윈도8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 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권봉석 기자 bskwon@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