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에 인터넷이 구현된 지 30년째 되는 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의 인터넷은 1세대로 불리는 `컴퓨터인터넷(Internet of Computer)` 시대를 지나고 2세대인 `사람인터넷(Internet of People)`의 시대를 거쳐 이제 3세대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이 인터넷의 진화 방향을 제시한다면 미래인터넷은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정보통신 인프라인 인터넷을 구현하는 방법론이다. 그 중에서도 기존의 인터넷 구조를 기반으로 진화하는 모습보다는 기존 혁신적인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을 의미한다.
선진국들은 사물인터넷 세상에서는 국가의 경쟁력이 정보통신의 인프라가 될 미래인터넷의 주도권 선점에 있다고 인식하고 미래인터넷 분야에서 대규모 R&D를 진행해 왔다.
우리 정부도 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2011년 6월 미래를 대비한 인터넷 발전 계획을 수립, 인터넷의 패러다임 변화를 계기로 `새로운 10년, 인터넷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인터넷 인프라 구축, 미래인터넷 기술력 확보, 유망 신규 서비스 발굴, 그리고 산업 기반 및 보안 강화가 연계된 선순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통신위원회의 R&D가 미래인터넷 기반을 구축하는 요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인터넷 R&D 1.0`이었다면 앞으로의 R&D 사업은 R&D 에코 시스템(Eco-System) 구축을 통한 미래인터넷 활성화를 추진하는 `미래인터넷 R&D 2.0`이 돼야 한다. 2.0의 첫 번째 목표로는 1.0에서 개발된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R&D와 시범서비스 환경을 구축, 미래인터넷 서비스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술 개발의 목표를 실용성에 두고 과제 기획 단계부터 실시 적용을 목표로 응용서비스와 연계된 과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세 번째 목표는 R&D 체질 개선이다. 연구 시제품을 개발하는 기존의 R&D 목표를 넘어 적기 상용화를 위해 개발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시장의 요구사항을 적기에 수집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서 사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협력 개발이 수행돼야 한다.
성공적인 2.0 수행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응용서비스 개발, 그리고 시범서비스라는 연계 구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기술 및 서비스의 검증이 추진돼야 한다. 미래인터넷의 경우 기술과 산업간 융합 뿐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대부분이어서 시범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기술의 가치를 인식하는 체험 환경이나 레퍼런스 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인터넷 기반 구축과 시범서비스는 2.0의 핵심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에서 원천기술 R&D 분야에서 실용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균형 있는 기술 발전을 위해 창의성 진작을 위한 중장기 기초 연구와 인터넷 장비 산업의 기초 체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으로 R&D 재원을 이러한 취지에 맞게 분배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2013년부터 제도적으로 대학을 대상으로는 창의기술, 그리고 기술투자 여력이 낮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혁신기술에 별도로 R&D 예산을 편성해서 적용할 계획이다. 선정 기준도 창의기술은 창의성을, 그리고 혁신기술은 경제성을 평가에 중점적으로 반영하려 한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산업 환경 트렌드에 따라 R&D 환경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실용성으로 연계되지 않는 R&D는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정부의 R&D 정책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R&D 커뮤니티의 변화를 유도해 에코 시스템 조성을 통해 효율성과 성과를 제고해야 할 때가 왔다.
임용재 방송통신위원회 PM yongjae.r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