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 경쟁력은 효율화에 달렸고, 효율화의 핵심은 소재 기술이 좌우한다.”
지난 27일 재료연구소의 `소재융합 정기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선 유석현 두산중공업 상무의 얘기다.

유 상무는 이날 `소재+에너지플랜트`를 테마로 세계 화력발전 시장을 조망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려면 산학연 협력을 토대로 발전용 소재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설비업계에 따르면 경제성장 및 인구증가와 함께 전 세계 발전수요는 2009년 1만7200TWh에서 오는 2035년에는 3만1700T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2.4% 수준의 지속적 성장세로 이 기간 신규 설비투자는 5900GW, 금액으로는 10조달러(2010년 불변가격)에 달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 성장과 원전 반대 등 여러 요인으로 석탄과 가스를 이용한 화력발전은 2030년대까지 세계 주력 발전의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화력발전 분야의 화두는 700℃ 이상의 증기조건에서 운전 가능한 극초임계압(HSC, Hyper Supercritical) 석탄 화력발전으로 차세대 화력발전 기술로 불린다. HSC 발전은 상용화된 600℃급 초임계압(USC, Ultra Supercritical) 석탄 화력발전의 후속기술로 1998년 유럽에서 기술개발에 착수해 현재 핵심 구성품에 대한 실증시험 단계에 와 있다.
석탄화력 발전비율이 높은 중국과 인도는 2017~2018년경 실증플랜트 건설을 목표로 관련 소재 개발과 설계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HSC 발전 설비에는 고온 상태에서의 발전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철 기반 소재와는 다른 고가의 니켈기반 초내열합금(Ni-Alloy)이 20~30% 정도 사용된다. 이와 관련 니켈합금 소재, 핵심부품 제작기술, 설계기술 등은 개발 완료된 상태다. 현재 장시간 신뢰성 검증을 위한 실기규모 발전소 장착시험이 진행 또는 계획 중에 있다.
발전소를 통한 HSC 발전 설비의 상용화는 석탄 가격과 니켈합금 소재기술 개발에 따른 경제성에 달렸다.
유 상무는 “산업체의 시장 판단과 투자 의지, 재료연구소 등 재료 전문 기관의 내열소재 기술 완성도, 학계의 응용 연구 등 산학연 협력을 중심으로 국가의 전력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 발전 플랜트는 주조품부터 단조·제관품, 각종 튜브(Tube), 파이프(Pipe), 피팅(Fitting), 플레이트(Plate) 등 다양한 핵심부품·소재를 필요로 한다.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건설 후 30년 이상 가동하는 발전설비의 특성상 장기간의 신뢰성 평가 결과와 납품실적(Track Record)이 요구돼 시장 진입은 매우 까다롭다. 개방형 혁신으로 산학연 역할분담을 통해 소재부품 개발에 공동협력하고, 발전소 등 수요자 측면의 개발과 전주기 개발 로드맵이 필요한 이유다.
유석현 상무는 “세계 발전 플랜트 시장에 진입하고 리드해 나가려면 초내열합금 등 소재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HSC 화력발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지원과 산업계, 학계, 연구계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