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후 신촌에 살았는데, 쓰레기통이 넘쳐 있어 보기 안 좋았죠. 24시간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는 곳이라 환경미화원이 아무리 치워도 쓰레기통 주변은 늘 더러웠습니다. 왜 우리가 집에서 쓰레기를 버릴 때 발로 꾹꾹 눌러 버리잖아요. 그처럼 거리 쓰레기통도 압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큐브랩 멤버들. 가운데가 권순범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208/323391_20120828161837_721_0001.jpg)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개발로 주목받는 스타트업 이큐브랩의 탄생은 생활 속 작은 불편에서 출발했다. 매일 넘치는 쓰레기를 압축해 부피를 줄이자는 간단한 생각에 태양광과 IT가 더해졌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개발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이디어만 있었지 그것을 구체화할 기술력도 자금도 없었다.
2010년 겨울, 권 대표를 비롯한 이큐브랩 공동창업자 5명은 압축 쓰레기통 개발에 뜻을 모았고 태양광 패널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누구도 관련 지식이 없었다. 인터넷과 책을 뒤져 태양광 패널에 대해 공부하고 태양광 모듈을 사서 직접 만들어 봤다. 좋게 말하면 대학생다운 열정과 패기, 나쁘게 말하면 무모함이었다.
“몇 십만원이면 개발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150만원이 들었죠. 카페에 모여 제품을 개발하다 임대료가 싼 왕십리에 공간을 마련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니까 그냥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제품 개발에 몰두한 이큐브랩은 지난해 4월 중소기업청 예비기술사업자에 선정되면서 창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노하우를 쌓았고 지금은 대기업과 해외에서 관심을 보일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큐브랩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은 100% 태양광 에너지로 작동하며 압축을 통해 쓰레기 부피를 25% 수준으로 줄인다. 가장 큰 장점은 IT와 결합한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제공이다. IT솔루션을 통해 관리자에게 각 태양광 쓰레기통의 적재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 쓰레기 수거 최적 주기 및 동선 활용을 돕니다.
현재 한 대기업이 이큐브랩 제품을 구매했고 곧 몇몇 서울시내 대학에 설치될 예정이다. 하반기 호주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빠른 해외진출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제조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품이 나올 땐 그 성취감은 다른 어떤 것과 비교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란 제품에 IT솔루션을 더해 경쟁력을 높인 만큼 3년 안에 해당 시장 최고 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표]이큐브랩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