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육지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관련 규칙을 개정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최근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기준가격 산정식을 새롭게 추가했다.
제주도의 REC 기준가격을 육지와 차별화 해 육지-제주도간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시행에 따른 수익성 차이를 줄인다는 목표다. RPS하에서 발전사업자들은 REC와 계통한계가격(SMP)을 더한 만큼의 수익을 얻는데, 제주도는 특성상 SMP 가격이 육지보다 약 100원 높기 때문에 REC를 차별 적용해 형평성을 맞춘다는 복안이다.
제주도는 비교적 발전단가가 높은 친환경 발전원이 주를 이루고 있어 육지보다 높은 SMP를 적용받고 있다. 지난해 육지의 평균 SMP는 125원/㎾h이고, 제주도는 211원/㎾h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제주도 SMP가 육지보다 높기 때문에 규칙을 개정하지 않으면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며 “입지에 따라 차별화해 결과적으로 어디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든 비슷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제주도에서의 사업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풍력업계는 최근 제주도가 풍력자원을 공공재로 관리하기 시작해 사업 자율성이 줄어 든 데다, 이번 에너지관리공단의 규칙 개정으로 수익성까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이번 규칙 개정에 대해 도 입장에서 불평할 수는 없지만 신재생에너지 투자자들은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REC 구매는 육지 물량부터 우선 이뤄지고 모자란 부분만 제주도가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