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급한 특허권 사용료가 43억달러를 넘어섰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특허를 외국에 쓰도록 해 벌어들인 지식재산권 수입액도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8일 한국은행과 증권업계 집계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식재산권 등 사용료` 지급액이 43억800만달러(4조8896억원)로 작년 상반기 37억7700만달러보다 14.1%나 증가했다. 1분기와 2분기 지급액은 각각 24억2100만달러, 18억8700만달러였으며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간 지급액은 78억3200만달러(8조8893억원)에 달했다.
2009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 지급액은 총 251억5100만달러(28조5464억원)로 집계됐다.
`지식재산권 등 사용료`는 국내 기업이 상표와 특허기술과 같은 지식재산권 등을 사용한 대가로 국외 기업 등에 지급하는 돈이다.
우리 기업의 특허권 수출 등을 통한 수입도 상반기 20억5300만달러에 달해 상반기 기준으로 역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지식재산권 관련 벌어들이는 돈에서 지급하는 돈을 뺀 지식재산권 수지는 22억5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외국 특허 등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특허권 사용료 등 지급액이 많아지면, 이는 수익에서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것이라 상장사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나 기업가치가 낮아져 주가에도 부정적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로열티 지급액이 늘어나면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지 못하면 전반적으로 무역수지는 물론이고 기업 수익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