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의 업무 역량(퍼포먼스) 분석은 프로그래머나 시스템 분석가뿐만 아니라 IT리더들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직원 업적 분석을 필요악으로 여기는데, 인포메이션위크가 IT컨설팅 업체인 서머로직의 창립자 로버트 키헤이(Robert Keahe)의 조언을 통해 왜 IT리더들이 퍼포먼스 평가를 싫어하는지 정리했다. 이유들을 알게 되면 대처도 달라질 수 있다.
1. 일부 IT전문직들은 태도가 좋지 않다
핵심성과지표(KPI)와 철저한 객관성을 잊어라. IT리더들이 직원들의 업무 퍼포먼스를 평가할 때 최대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IT리더들은 가끔 “난 그따위 사소한 평가 대상이 아니야(I`m way beyond petty evaluations.)”라는 태도의 직원들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IT 종사자들은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기술에 정통하여 지식과 통찰력이 뛰어나지만 그 때문에 업무 능력(퍼포먼스) 평가는 방해물로 여기곤 한다.
2. 동일한 업무는 없다
보통 업무 능력의 평가 기준으로 규칙 준수(컴플라이언스), 효과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 보고서 작성 능력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측정 기준은 IT 전문가들에게 적용하기가 애매하다. IT 매니저들은 IT 조직 전체에 적합한 평가 기본안을 만들고 업적 수준의 기대치를 서술하는 데 고충을 겪는다. 특정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준거 기준을 만들기가 어렵다.
기업(조직)에 동일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해도 프로그래머의 스킬 세트는 각각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IT리더들이 부서원들을 평가할 때 유연성을 가져야 하고 다소 주관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3. HR은 고통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의 속성상 인사부(HR)에 특정 IT 직무의 중요성과 그에 수반하는 신규 직무 분야를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어제의 `자바` 카우보이들은 오늘날 `루비` 천재다. 이러한 현상의 변화를 HR 담당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 결과, HR 매니저와 IT리더는 프로그래머가 이룬 업적의 실제 가치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게 된다. 기술 트렌드, 인기 있는 자격증, 전문적인 스킬 세트를 리뷰하기 위해 HR 매니저와 합석하게 되면 직원 업무 능력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4. 돈으로 환산 못하는 것도 있다.
세일즈나 마케팅과 달리, IT 인프라스트럭처 최적화 혹은 연구개발 성과 도출 등은 당장에 돈으로 가치를 따지기 어렵다. 문제는 IT 리더들이 실제 발전을 계측할 수 있는 준거가 대단히 빈약하다는 것이다. 에를 들어 네트워크 관리자의 업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시스템 가용 시간과 관련된 비용을 사용한다고 하자. 모든 항목의 서비스 수준 합의(SLA)를 가지고 직원의 KPI 세트를 계량하기는 대단히 힘들다.
프로그래머의 퍼포먼스를 코딩 스킬로 판단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오늘날 코딩 작성은 직원 업무 역량을 판단할 때 의미 있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현대의 프로그래머 퍼포먼스는 코드 작성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프로그래머의 진정한 업무 능력은 비즈니스 목표들로부터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 서비스들은 연계해내는 데 있다. 이 때문에 IT리더들은 직원 업무 역량을 분석할 때 또 한 번 좌절하게 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