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특허소송 완패 이후 특허 우회 전략을 가시화했다.
단기적으로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이용해 애플 SW 특허를 회피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 대항마`를 키우는 방안이다. 당장 연말 `바다`에 이어 `타이젠` 운용체계를 도입한다. 윈도폰8 신제품도 내놓는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판매금지에 직면한 8개 스마트폰에 대해 미국 통신사와 협력해 우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함께 멀티터치 스크롤, 바운스백, 탭투줌 세 가지 사용자환경(UI) 특허를 우회할 방법을 마련, 통신사에서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된 모델은 어쩔 수 없지만 UI 특허 침해 모델은 SW 업데이트로 회피가 가능하다. 판매금지가 확정됐을 때를 대비한 사전 움직임이다. 이미 바운스백 기술은 대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W 업데이트를 이용한 특허 회피는 이미 다른 판결에서도 나온 카드여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27일 법원에 갤럭시S 4G, 갤럭시S2(AT&T), 갤럭시S2(스카이로켓), 갤럭시S2(T-모바일), 갤럭시S2(에픽 4G), 갤럭시S(쇼케이스), 드로이드 차지, 갤럭시 프리베일 8개 제품에 미국 내 영구 판매금지 신청을 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OS 선택 폭도 크게 넓힌다. 안드로이드에 너무 의존한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포석이다. 독자 OS 바다뿐만 아니라 윈도폰과 타이젠을 채택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당장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IFA)에서 윈도폰8 OS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아티브(ATIV)`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특히 윈도폰에 `옴니아`를 버리고 아티브란 새로운 브랜드까지 도입하며 멀티 OS 라인업을 보강했다.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연말께 출시한다. 타이젠폰은 네이티브앱 방식을 쓰는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HTML5 기반 제품이다. 보급형 라인업으로 출시됐던 바다폰과 달리 타이젠폰은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장중혁 애틀러스컨설팅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멀티 OS전략을 취해도 스스로 탈 안드로이드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윈도폰과 타이젠 생태계가 획기적인 혁신을 해 소비자가 선택해야만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