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출원 동향과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양사 간 `특허 전쟁`의 여파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과 애플이 집중적으로 출원한 특허는 각각 무선통신과 디자인 분야다. 달리 말하면 삼성은 디자인 분야에서, 애플은 통신기술 분야가 취약함을 보여준다. 윕스는 “한동안 주력 분야인 통신과 디자인에서 특허 공방이 이뤄지겠지만 각각 취약 분야를 보강해 분쟁에 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애플이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디자인 분야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 안팎에서는 특허전쟁의 쟁점이 디자인이었던 상황을 들며 디자인특허 분야를 강화하는 방안을 수립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디자인 연구개발(R&D) 비중을 높여 특허 분쟁의 위험성을 회피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도 모바일 사업 부문에 대한 특허 출원 비중을 크게 높일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에 비해 특허 경쟁력이 약한 메모리와 무선통신 네트워크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최근 5년(2007~2011년) 사이 특허 출원 비중이 8%인 `정적 기억`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건수는 과거 5년(2002~2006년)에 비해 13배 증가했다. 정적기억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는 CPU의 캐시메모리(SRAM), 플래시 메모리 등이다. 이와 함께 통신기술 분야 특허 출원 건수도 꾸준히 늘린다. 과거 5년 대비 최근 5년 사이의 무선통신 분야의 특허 출원 건수가 5배 증가했다. 애플은 메모리 반도체와 무선통신 사업 분야 특허 출원을 늘려 애플이 점유한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은 무선 통신 분야 외에 2007년부터 차량용 전지에 적용되는 연료전지 기술(163%), 헬스케어 분야에 사용되는 데이터 처리 시스템(131%), 태양전지 주력 기술인 나노 분야(88%)에 대한 특허 출원을 늘리는 상황이다. 윕스 측은 “삼성은 무선통신뿐 아니라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차량용 전지·LED·의료기기·바이오제약) 특허를 강화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 투자에 집중한다”면서 “반면에 애플은 삼성이 경쟁 우위에 있는 기술 분야 특허권을 강화해 주요 공급처인 삼성전자를 압박할 전략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미래분야 특허 출원 증가율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