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융합 및 LED엑스포, 국제행사 수준 미달 "불합격"

지난 29일 개막해 31일 막을 내리는 IT융합엑스포와 LED엑스포가 국제행사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지역행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주최하고 EXCO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줄곧 서울서 열렸던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를 유치, 동시개최하면서 흥행을 기대했다.

지난 29일 행사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썰렁한 분위기다.
지난 29일 행사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썰렁한 분위기다.

IMID는 올해 21개국에서 2600여명이 참석해 43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미국 SID와 일본의 IDW에 이어 세계 3대 정보디스플레이 콘퍼런스로 자리매김한 대회다. IT융합엑스포와 LED엑스포 주최 측은 이 같은 IMID의 위상을 등에 업고 당초 1만여명이 전시회를 둘러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엔 크게 못미쳤다.

전시회 참가 기업수도 국제수준에 크게 미달됐다. IT융합엑스포와 LED엑스포 전시회에는 5개국에서 231개사가 참석했다. 참가 기업수로만 보면 제법 많지만, 이중 해외기업은 20개사로 10%도 채 안 된다. 첨단IT 분야 국제행사라는 제목이 무색할 정도다.

그나마 20개 해외기업 중에는 대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칭다오에서 단체로 참가한 기업 11개사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요청으로 참가한 일본 이시카와현 상담부스를 제외하면 해외 참가 기업수는 한자리 숫자에 머문다.

국내 참가기업 역시 90% 이상이 대구·경북지역 기업들로 구성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전시부스는 산업단지공단과 DIP, 대구테크노파크 모바일융합센터 등 지역 내 기업지원기관 공동부스와 대학, 협회, 연구원 등 단체참가기관 홍보부스가 많아 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장 이라기보단 기관 홍보행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IMID와 IT융합엑스포, LED엑스포 3개 행사를 동시에 개최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지만 첨단 IT 분야 전시회가 지역에서 성공하기엔 한계가 많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인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던 두 개 전시회를 하나로 묶어 IMID와 동시개최를 통해 흥행을 노렸지만 전시회 출품 제품들이 새로운 것이 없어 마땅히 볼만한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 한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IT업계 관계자는 “3개 행사에 6억원 정도 든 것으로 안다”며 “기업은 전시회를 통해 해외수출 등 매출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기대하는 데 해외 기업이나 바이어보다는 지역기업들만 모여 전시하는 집안잔치 수준을 못 벗어난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