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KT스카이라이프의 DCS를 위법으로 판단한 이후에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에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도 거듭 확인했다. 방통위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KT스카이라이프는 DCS는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지난 주말 IP망을 이용한 위성방송(DCS)을 위법으로 판단한 것은 행정의 원칙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신기술 적용 등 새로운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까지 시차(time lag)가 있으며, 이 기간 위법 상태가 방치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DCS에 대한 이견으로 사업자 간 이해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이를 방치할 경우 일대 혼란이 불가피, 현행법에 의한 정리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또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시정 권고와 동시에 별도 연구반을 구성한 것은 법 제·개정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통위가 이 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은 KT스카이라이프 반발과 일부 비판에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현행법 위반임에도 DCS 서비스를 강행하고, 규제기관의 위법 판단과 시정 권고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KT스카이라이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정해진 규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3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충식 상임위원은 “방통위의 DCS 위법 판단을 비판하는 주장 가운데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비판하고 “(방통위가) 무법을 행정처분 없이 방치해야 하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방통위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KT스카이라이프는 DCS는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DCS가 시청자의 방송 선택권을 확대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위법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방통위 시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위법 판단 자체가 철회돼야 한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출범 이후 급변하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규제할 새로운 체계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DCS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는 등 늑장 대응을 질책하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규제 기관의 판단을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소수의 시청자를 볼모로 한 KT스카이라이프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상존하고 있다.
어찌됐든 양측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DCS가 새로운 융합기술인 지 여부와 시청자 편익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