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 미국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이르면 이달 중순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의신청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은 이의신청 역시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미국 배심원 평결이 나온 후 평결에 이의를 제기하는 평결불복심리(JMOL)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평결이 나온 후 열흘이 다되도록 JMOL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달 중순께 JMOL을 신청할 것으로 예측했다. JMOL 신청을 위해 자료 준비와 기타 증거 수집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JMOL 신청이 거의 새로운 재판을 하는 것과 맞먹는 준비 작업이 소요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JMOL은 연방순회법원 항소와도 밀접히 관련돼 준비할 사항이 많다.
삼성전자는 캘리포니아 지방법원 최종 판결이 나온 후 연방순회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연방순회법원은 항소심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침해여부를 다시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지방법원 재판 과정이나 판결에 문제가 없는지를 재판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항소심때 애플 측 침해 주장에 대한 새로운 변론이나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서호선 퀄리아 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추가 증거나 새로운 변론은 주장하려면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JMOL을 신청해야 한다”며 “JMOL 신청을 위한 자료 준비와 기타 증거 수집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이달 중순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JMOL에서 이번 배심원 평결 유효성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심원들은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정한 제품에 배상액을 적는 등 오류를 저질렀다. 일부 외신에서는 배심원들이 700개 쟁점을 22시간 만에 처리하는 등 `배심 지침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평결을 주도한 벨빈 호건 배심원장이 스마트폰 특허를 갖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배심원 평결 과정에 많은 오류가 있다고 지적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훈 아주양헌 미국변호사는 “배심원 평결이 왜 잘못됐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증거를 수집한 후 JMOL을 신청하는 것으로 새로운 재판을 준비하는 것만큼 시간이 든다”며 “논란이 된 평결 유효성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