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지에서 롱텀에벌루션(LTE) 상용 서비스 시장이 잇따라 열린다. 세계 통신시장이 LTE로 빠르게 세대 교체할 전망이다. 한국·미국·일본 등 선발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LTE폰 시장 석권을 노린다. 애플도 이달 차세대 아이폰을 LTE 버전으로 내놓는다. 특허전쟁에서 마주보고 달리는 두 회사가 LTE 대전에서 외나무 승부를 앞뒀다.
영국 통신·방송 규제기관 오프콤(OfCom)은 최근 자국 통신기업 에브리싱에브리웨어(EE)가 기존 보유한 1.8㎓ 주파수 대역으로 오는 11일 이후 LTE 서비스를 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EE는 오렌지텔레콤와 T모바일의 합작사다. 27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둔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어리스인텔리전스는 “2년 내 영국 LTE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뿐만 아니다. 체코·러시아 등 동유럽권을 비롯해 필리핀·멕시코와 같은 동남아·중남미 지역도 LTE 서비스 상용화를 서두른다. 체코 정부는 800㎒·1.8㎓·2.6㎓ 주파수를 LTE용으로 다음 달 경매에 부친다. T모바일·오투·보다폰 등 삼성전자 LTE 스마트폰을 이미 대량 구매한 사업자들이 경합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국영 통신사인 로스텔레콤과 MTS·메가폰·빔펠콤 등 메이저 이통사에 LTE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LTE로 전환 속도가 빨리질 전망이다. 호주 이통시장 1위인 `보다폰-허치슨 오스트레일리아(VHA)`는 텔스트라에 이어 내년 LTE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멕시코와 나이지리아 등 중남미·아프리카 주요 국가들도 LTE 진입을 확정했다.
글로벌 통신사업자가 속속 진입하면서 LTE 서비스 국가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모바일공급자연합(GSA)에 따르면 서비스를 시작한 45개국 89개 사업자를 포함해 101개국 338개 사업자가 LTE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GSA는 “연말까지 64개국 150개 사업자가 LTE를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통신시장이 LTE로 재편되면서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LTE 가입자 87%를 차지한 한·미·일 세 나라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LTE 시장으로 떠오른 유럽에서도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44.2%를 넘었다.
관건은 애플이다. 영국 이통사들이 차세대 아이폰 출시와 발을 맞춰 LTE 서비스 개시를 준비한다. 만만찮은 애플발 반격이 예상된다. 두 회사의 특허전쟁이 LTE로 확전될 공산이 큰 셈이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TE 표준 특허 보유건수가 전체 20%를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LTE 표준 특허가 거의 없던 애플이 특허 공세 표적이 될 수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TE 시장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가 빨랐기 때문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삼성전자가 공세적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롱텀에벌루션(LTE) 상용화 사업자·국가 증가 추이(자료:GSA)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