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진흥단지]세계는 스타트업 창업 붐

`꿈꾸는 자(者)는 즐겁다. 그리고 이들을 돕는 자(者)는 아름답다.` 스타트업 세계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광경이다. 우리만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유럽·이스라엘 등 세계 모두에서 나타난다.

미국 뱁슨대
미국 뱁슨대

스타트업 기업인에게서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성공`이다. 그들은 애플·페이스북·로비오(앵그리버드 제작사)를 거론하며 당당히 말한다. “나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제2의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는 바로 나다”라고. 당찬 목소리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의 열의는 누구보다 강하다. 성공에 대한 확신도 있다. 난관을 극복할 자신감도 넘친다.

혹자는 `기업가는 외롭다`고 말한다.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수많은 고통의 시간이 기다린다. 하지만 그들 옆에는 언제나 `멘토`가 있다. 희망의 끈을 잡아줄 사람이 언제나 함께 한다. 강렬히 열망만 있다면 말이다.

스타트업 창업 붐이 세계를 휘어 감고 있다. 나라마다 정도 차이는 있다. 하지만 각국에서 나타나는 분위기·흐름을 숨길 수는 없다. 스타트업 창업에 나선 자의 얼굴은 분명 다르다. 경기가 어렵고 취업이 힘들다. 스타트업인은 다르다. 기대에 차 있다. 성공을 위해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뛰어 넘을 자신감이 보인다.

전자신문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세계 8개국 현장을 돌았다. 스마트혁명기 스타트업 창업 현장을 찾았다. 분위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스타트업 창업 붐이 단지 우리나라만의 현상으로 여겼다.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이 아니다. 세계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많은 점을 느꼈다. 우리가 과연 이런 열풍 속에서 빛을 낼 수 있을까 고민을 갖게 했다. 우리만이 경쟁한다고 해도 버거운데, 세계가 움직인다. 그 속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튀는 아이디어 이외에는 답이 없다. 이는 각국 전문가 공통의 의견이다. 환경은 비슷하다. 활용 가능한 기술 수준도 유사하다. 자금이 많다고 혹여나 적다고 수준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얼마나 튀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캐나다 토론토에는 다운타운 중심에 디지털미디어존(DMZ)이라는 인큐베이팅센터가 있다. 센터 입구에 가보면 무척 산만하다. 창문 너머에는 젊은이들이 쇼핑하고 수다를 떨며 즐기고 있다. 하지만 DMZ 입주 스타트업 반응은 의외다. “한적한 곳을 원하면 집에서 일하면 된다. 이런 번잡함이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한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구는 40만명이다. 이중 청년층인 18~35세 비중이 무려 33%에 달한다. 젊은 세대 유입이 많아서다. `2012 최고의 게이(동성애자) 도시`로 선정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는 창의·혁신으로 이어졌다. 청년이 머리를 맞댔고 아이디어를 도출한 결과다.

멘토·네트워크 힘도 느꼈다. 스타트업에는 멘토가 언제나 함께한다. 자금줄(엔젤투자자) 역할만이 아니다. 그들은 협력사를 찾아준다. 기술적 한계를 해결해준다. 제품·서비스 수요처를 물색한다. 마케터 역할도 한다. 때론 고민도 들어준다. 사업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준다. 멘토는 중요하다. 이 때문에 멘토만 보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도 있다. 스타트업 세상은 사람이 중심 이어서다. 아이디어가 좋아도 사람(기업가·CEO)의 정신이 옳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 곳이 스타트업 세상이다.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다. 미국 보스턴은 바이오 분야에서는 세계 최강이다. 대규모 콘퍼런스가 열리면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유럽·중남미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다. 고급 정보가 널려 있어서다. 그 정보에는 신약, 신기술, 새로운 업체 정보가 포함된다. 앞으로 뜰 기술, 앞으로 두각을 나타낼 기업이 확인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식상하지만 이건 진리다. 우리 기업가는 때론 은행·벤처캐피털이 투·융자에 인색하다고 말한다. 뭔가 사업을 펼쳐보려고 해도 돈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사업에 큰돈이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클라우드컴퓨팅 등 새로운 환경을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대폭 줄인다. 한 게임회사는 게임애플리케이션 등록까지 소요된 비용이 100달러라고 밝혔다. 그 돈은 완성한 작품을 앱스토어에 등록한 비용이다. 개발자 2인이 집에서 노트북으로 모든 작업을 했다.

국가별로 필요성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지만 정부의 전폭적 지원도 스타트업 창업 붐에 기여한다. 청년 실업난은 각국 정부를 힘들게 한다. 정권 교체 시기를 앞둔 나라는 더욱 그렇다. 해법은 대기업에서는 안 나온다. 결국 창업에서 답을 찾는다. 창업을 장려하고, 자금을 지원한다. 그리고 인프라를 만든다. 스타트업의 산실이라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엔젤투자 요건을 완화했다.

스타트업가에게 성공 후에 대해서도 물었다. 공통된 대답이 `사회 환원`이다. 남의 도움으로 성공한 만큼 나도 다른 스타트업기업을 돕고 싶다는 얘기다. 이게 바로 스타트업 생태계며,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미국의 힘이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빠른 변화 속에 젊고 건강한 아이디어를 접목, 혁신을 창조한다. 여기에 부족한 자금과 경영지원을 하는 것이 멘토며 성공한 스타트업가다. 혁신 최일선에서는 물러섰지만 그들이 겪은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한다. 그리고 이를 전수받은 후배 기업가는 다시 후배에게 넘긴다. 선순환 생태계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열려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과거에 이것이 `꼭` 정답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말이 옳다. 기술이 보편화됐고 개발 환경이 유사하다. 국가간 장벽도 사라졌다. 아이디어 그리고 꿈과 열정을 갖고 있으면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그런 시대다. 창업부터 세계를 겨냥하는 `본 투 글로벌(Born to global) 스타트업`이 나오는 이유다. `나`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동일하다. 이게 2012년 글로벌 스타트업 시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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