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특집1-ICT한류]감동안긴 인도 현지화 전략 `통했다`

“인도 사람 장례식에 웬 삼성 사람들이….”

한 노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6명의 한국인 행렬에 현장에 있던 인도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엄숙한 장례식장에 나타난 정체모를 외국인은 도대체 누구냐`며 웅성대던 인도 사람들은 이내 이 낯선 외국인들이 바로 한국의 삼성SDS에서 온 사람이고, 그날 장례를 치르게 된 상주의 협력 업체 사람이란 점에 또 한 번 놀랐다.

이날 상주는 삼성SDS와 함께 AFC 사업을 추진하는 델리메트로지하철회사(DMRC)의 인도인 핵심 엔지니어였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느라 정신이 없을 상주의 슬픔을 나누고자 새벽부터 5시간을 넘게 차로 달려 장례식장을 찾은 삼성SDS 인도법인 직원들은 엄숙한 장례식에서 `기이하지만 감동적인` 외국인으로 기억됐다.

단지 사업 수행자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가 되고자 했던 것이 삼성SDS의 첫 번째 현지화 전략이었다. 공식적으로 명시된 대로만 일을 하는 형식적 외국 기업과 달리 열정과 공감대를 중요시했던 삼성SDS는 최대한 현지 요구에 부응하고, 문화에 녹아들었다.

약 1년간 해외 각국에 임직원을 파견해 현지 전문가를 양성하는 삼성그룹의 `지역 전문가 제도`도 빛을 발했다. 현재 DMRC의 영업채널인 염재형 삼성SDS 차장은 삼성의 지역 전문가 제도에 따라 2006년부터 1년간 인도 지역 전역을 여행하고 문화를 체험한 `인도통`이다. 염 차장은 “인도 전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심층적으로 문화를 연구했다”면서 “프로젝트 관리부터 개발자 관리 및 양성까지 인도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않으면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계급제도인 `카스트제도` 잔재가 남아있는 인도인들의 특성을 헤아려 인력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정해진 프로세스 이행에 대한 충실도가 높은 인도 특유의 업무 성향도 고려해야 한다. 한번 정해진 룰을 잘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업무를 잘 분배해 좋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뚜렷한 `비전`을 따라 일하는 인도인 개발자들은 똑똑하고 수준이 높다.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면 그들에게 좋은 직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2009년 설립된 삼성SDS의 인도법인에는 염 차장을 포함한 한국인 임직원을 비롯해 현지에서 채용한 인도인 개발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인도 대외 IT서비스 시장에서만 연 평균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핵심 글로벌 현지 법인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뉴델리(인도)=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