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리 서울스페이스 대표 "글로벌 스타트업 우리가 키운다"

“창업자 개별 능력은 한국과 실리콘밸리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는 창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입니다. 미국에서 창업 실패는 좋은 경험이지만 한국은 인생 패배를 의미합니다. 창업을 여전히 위험한 도전으로 여기죠.”

데이비드 리 서울스페이스 대표
데이비드 리 서울스페이스 대표

데이비드 리 서울스페이스 공동대표는 스타트업 성공스토리를 우리 사회 선결 과제로 꼽았다. 구글 같은 위대한 기업이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처음 구글에 들어갔을 때 직원 200명이 고작이었어요. 처음 듣는 곳에서 일한다고 했을 땐 부모님도 좋아하지 않으셨죠. 하지만 구글이 성공하고 페이스북이 나오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미국 사회 시각이 변했어요. 부모님도 마찬가지고요. 한국에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성공입니다.”

서울스페이스·케이스타트업 공동대표, XG캐피털 대표, SK텔레콤벤처스 고문을 맡고 있는 리 대표는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오가며 우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진 건 구글을 퇴사한 2006년. 구글 창업 초창기 멤버로 퇴직 전 그의 직함은 인터내셔널 시니어 디렉터(부사장급).

아시아와 유럽, 라틴 아메리카 사업을 책임지며 한·중·일 및 호주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구글의 글로벌 전략을 진두지휘하던 그였다. “처음부터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목표로 구글을 나온 건 아니었어요. 함께 구글을 나온 사람들 가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들이 많았죠. 주변에 재밌는 아이디어를 가진 유망한 스타트업이 많다보니 자연히 이쪽 길을 걷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벤처캐피털(VC)로 활동하던 그가 한국에서 찾은 일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2010년실리콘밸리에서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서울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서울스페이스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과 글로벌 진출을 도우며 글로벌 네트워킹의 허브로 떠올랐다. 외국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만이 아니라 국내 진출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도 서울스페이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금은 국내외 기업을 엮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초 앱센터 운동본부와 함께 시작한 케이 스타트업은 초기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아이디어 단계에서 종자돈을 지원하고 일정기간 멘토링을 통해 우수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이렇게 찾은 기업은 서울스페이스 인큐베이팅을 통해 글로벌 진출 역량을 쌓는다. 케이스타트업-서울스페이스 연계로 스타트업 발굴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리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제대로 된 글로벌 진출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삼성·LG같은 글로벌 기업을 서울스페이스가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