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 수상자 인터뷰]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과학 발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마애삼존불)은 태양고도가 30도, 방위각 150도에서 볼 때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띱니다. 동짓날 오전 11시에 마애삼존불을 찾으면 백제의 미소를 느낄 수 있죠.”

[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 수상자 인터뷰]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과학 발견

58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충남 명지초등학교 김현진·윤성욱(5학년) 학생의 말이다. 지난 3월 마애삼존불을 구경 간 두 학생은 불상 앞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김 군이 보았을 때는 얼굴이 어두웠는데, 윤 군이 본 마애삼존불의 얼굴은 환하게 느껴졌다. 둘은 `왜 그럴까`란 의문을 가지고 탐구활동에 들어갔다.

“마애삼존불은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고 알려졌습니다. 미소의 기준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보고 싶었습니다.” 둘은 불상을 하루 동안 관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 아래 그림자와 입 꼬리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태양 고도의 기준을 잡기 위해 5~6개월을 관찰했다. 보는 시각에 따른 미소의 차이도 알아냈다. 입꼬리와 코 밑 그림자가 짧아지면서 미소가 뚜렷해진 것이다. 김 군은 “불교에서는 동짓날을 새해 첫날로 보고 기도 시간도 오전”이라며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불상을 통해 우리 조상의 천문학적 지식과 슬기를 배웠다”고 탐구 소감을 밝혔다.

과학에 대한 탐구 열정과 노력은 나이를 가리지 않았다. 교원 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서울 양동중 유면옥 교감은 1986년부터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다양한 식물을 채집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이리응애 15종을 찾아냈다.

“이리응애의 이리는 포식자를 의미합니다. 해충이나 주변식물에 피해를 주는 식물이 있다면 이리응애가 잡아먹죠. 농약을 대신해 친환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유 교감은 식물 관련 논문 30여편을 국내 학술지에 발표했다. 유 교감이 찾은 이리응애 15종은 학계에서 한번도 발표되지 않은 종이다. 미기록종 1종에는 `금강이리응애`란 이름도 유교감이 직접 붙였다.

유 교감은 “식물 학계에서 특이 종을 찾아내거나 연구하는 사람이 많이 없다”며 “식물분야 기초과학이 그만큼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리응애 분야 연구에 관심있는 사람이 나타나 지금까지 공부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유교감의 바람이다. 유 교감은 “식물을 통해 신물질·신약·식량 개발이 가능하다”며 “많은 학생과 일반인이 과학에 관심을 가진다면 최종적으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