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가 낭패를 봤다. 상담원 연결을 선택했지만 초반 응답이 없어 끊고 걸기를 반복해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수 없었다.
국내 콘택트센터에 공급되는 헤드세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편을 초래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콘택트센터가 올(ALL) IP 방식으로 바뀌며 일어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 보험, 카드 등 주요 콘택트센터에 공급되는 헤드세트 앰프 중 일부 모델이 특정 조건에서 수 초간 묵음이 지속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문제가 된 모델은 대부분 센터에서 채택해 온 대중적인 제품이다.
콘택트센터 업무는 크게 상담사가 콜 분배 모듈에서 나눠진 전화를 헤드세트에서 그대로 받는 방식(True)과 전화벨이 울린 뒤 선택해 받는 방식(False)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논란이 된 헤드세트 앰프는 False로 작동 시 배터리 세이브 모드에서 해제되는 시간이 수 초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건전지로 작동하는 앰프는 배터리세이브 모드에서 깨어나려면 폰에서 신호를 받아야한다.
업계는 금융권이 최근 구축하기 시작한 인터넷프로토콜(IP)로 시스템과 키폰용 헤드세트 앰프가 충돌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했다. 기존 키폰보다 IP텔레폰 신호 출력이 약하고 불안정해 앰프가 세이브모드에서 해제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불편이 보고되자 지방 한 은행은 최근 문제의 헤드세트 앰프를 교체했다. 금융권 일부에서는 콜이 들어올 때마다 강제로 배터리세이브 모드를 푸는 등 임시방편으로 해결에 나섰다.
콘택트센터 헤드세트 공급업체 한 관계자는 “IPT로 시스템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기존 하드웨어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배터리세이브가 필요 없는 USB 충전 방식이나 앰프기능이 통합된 IP텔레폰, 헤드세트 제품을 구비하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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