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간 케빈 펠레티어 육군 중위는 자신의 소대인 제10산악사단을 이끌고 적진을 정찰할 때 가져가는 것이 있다. 전투복을 입고 총과 라디오를 챙기는 것은 일상이 됐지만 최근에는 5인치 군사용 스마트폰도 꼭 챙긴다. 미국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DARPA·이하 다르파)가 PC 제조업체 델을 통해 내놓은 이 스마트폰은 온도와 충격에 강하고 위성 이미지를 다운받은 구글 맵이 내장돼 있다. 펠레티어 중위는 내장된 앱을 활용해 적군 30여명의 정확한 위치를 포착, 일망타진했다. 미군 사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스마트폰은 총격전에서 또 다른 방패가 됐다”고 밝혔다.
미군이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에서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군사용으로 개발해 실제 작전에 활용하고 있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다르파는 최근 트랜스포머티브(Transformative)라는 앱을 내놓고 몇몇 모바일 기기에서 테스트 중이다. 이 앱은 맵핑이 가능한 것 외에도 폭발물이나 무기를 감지하고 낙하지점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앞서 항공방위산업체인 BAE시스템즈, 국가안보컨설팅업체 SAIC, 모바일 보안전문업체 인빈시아, 그리고 조지메이슨대학과 카네기멜론대학 등은 다르파의 의뢰를 받아 3종의 앱을 선보였다.
이들 앱은 군용 무선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비디오 중계를 해준다. 다르파는 이를 위해 올해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전장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은 델의 `스트릭5`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미국에선 작년에 판매가 중단됐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포병대대 1000여명에게 보급했다. 향후 전 대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완전한 것은 아니다. 취약한 보안과 불안한 통신망 등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스마트폰이 적군의 손에 들어갈 경우 작전이 새어나갈 수도 있는데다 통신망이 열악한 전투지역에서는 본래 기능을 못할 가능성도 높다. 여분의 배터리를 항상 보유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다르파 측은 “스마트폰에 본인 식별 소프트웨어를 넣어 구동하게 했다”며 “위성 GPS를 통해 무선인터넷이 없어도 스마트폰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인 `트랜스힛(TransHeat)`을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군인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며 실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앱을 계속 업데이트 하겠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