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명박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가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 정부 국무총리로 정책을 수행했던 정 전 국무총리의 소회여서 발언 배경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정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 시절 강하게 밀어붙였던 이익공유제가 사실상 관계부처의 반발로 무산된 데 대한 서운함을 표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 전 총리는 4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대회의실에서 `동반성장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현 정부는 양극화를 해결하고 고용 안정성을 증대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동반성장의 결연한 의지가 적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동반성장이 현 정부의 경제 철학을 포장하는 구호는 아닌지 자각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만나 법인세율, 산업용 전기세 문제 등을 언급하며 `같이 살자`고 이야기하면 기업들이 동반성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작성한 동반성장 지수를 보면 삼성전자가 일등이지만 지금 삼성전자가 동반성장을 잘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력은 없지만 성적 좋은 사람이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또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전체 매출은 이제 우리나라 전체 GDP의 50%를 넘었다”며 “이익공유제가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을 보정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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