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모바일 투표 무엇이 문제인가(3·끝)해결방안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논란의 핵심은 대의원 투표 표심과 모바일 투표 표심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일반인·당원이 휴대폰으로 투표하는 모바일 투표와 대의원들이 경선 당일 현장에서 투표하는 대의원 투표와 투표소 투표를 합산해 후보별 지지표를 집계한다.

대의원 투표(2일 현재까지 1846명)는 손학규 후보가 35.1%를 얻어 문재인(24.9%), 정세균(20.1%), 김두관(19.8%) 후보를 앞섰다. 투표소 투표(6847명)에서도 손 후보는 28.7%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는 모바일 투표(10만128명)에서 47.8%를 득표해 손학규(25.4%), 김두관(14.6%), 정세균(12.2%) 후보를 압도했다.

대의원 투표와 투표소 투표는 손 후보가 앞섰지만 모바일 투표 비중이 92.0%에 달하다 보니 문 후보가 전체 득표율 46.2%로 독주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15, 6·9 전당대회 때는 대의원표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 후보 경선 규정은 대의원, 당원, 일반 국민 가릴 것 없이 똑같은 한 표로 계산한다. 오랫동안 당비를 납부하고 활동을 해온 대의원과 당원들이 불만이다.

일부 후보들은 “현장투표에 가중치를 두면 괴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현장투표에 가중치를 두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았다.

모바일 투표 실시 시간 수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경선에서 후보 정견 발표 전에 모바일 투표가 먼저 실시되는 것도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견도 듣지 않고 모바일로 투표하면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어 정견 발표 후 모바일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정 후보에 치우지지 않는 공정성 확보도 필요하다. 현장 투표처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모바일 투표 경선도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당이 아닌 선관위가 선거를 진행하므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선관위는 그러나 모바일 투표가 포함된 선거위탁을 받지 않는다. 모바일 투표는 본인이 했는지 타인이 했는지 알 수 없어 직접 선거 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모바일 투표가 이 같은 대리 투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모바일 투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투표가 일부 특별한 상황에만 그칠 뿐 확대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버 데이터값 조작과 해킹 우려도 모바일 투표의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버 데이터 조작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단 서버를 여러 대로 분산하고 마지막에 각 서버와 투표결과를 통합하는 방식을 권고한다. 서버 한 대가 조작되거나 해킹이 이뤄져도 다른 서버는 안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대의 서버에 같은 데이터를 자동 백업하고 비교 검사를 통해 특정서버가 조작되었는지 확인하면 선거결과 조작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