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20년까지 상장기업 이사회 멤버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EU가 지난 1월 27개 회원국에서 상장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여성 이사회 멤버 비율이 13.7%에 불과했다.
이미 여성 임원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나 이 제도가 없는 영국과 스웨덴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우리의 의사는 명확하다. 우리는 쿼터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U가 과반수 투표제(majority voting)를 운용하고 있어 영국과 스웨덴이 이 법안의 통과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투표는 오는 10월 진행될 예정이다.
법안 초안에 따르면 직원이 250명 이상이거나 연매출 5000만유로 이상인 기업은 이사회 성비를 매년 보고해야 한다. 초안은 “성비 불균형 문제 보완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여성 임원 비율은 매년 0.6%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1월 쿼터제를 도입한 이후 이사회 여성 임원 비율이 1년 만에 12%에서 22%로 급증했다. 6월 쿼터제를 도입한 이탈리아는 현 6%인 이사회 여성 임원 비율을 2015년까지 33%로 높이기로 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