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한류]너대니얼 세르반도 필리핀 기상청장

[기술한류]너대니얼 세르반도 필리핀 기상청장

“필리핀 기상청(PAGASA)을 대표해 한국 정부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마닐라에 소재한 기상청 본사에서 만난 너대니얼 세르반도(Nathaniel Servando) 필리핀 기상청장은 만면에 웃음을 띄고 생면부지의 한국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인터뷰 내내 세르반도 기상청장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감동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세르반도 기상청장은 “한국 기업은 매우 친근하고 헌신적인데다 전문적이기까지 하다”면서 “최근 홍수가 잦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얼마 전에도 큰 홍수를 겪은 가운데 지방 정부와 각 시도 이 사업에 대해 감사하고 있으며 기상청 전체를 대변해 SK C&C와 한국 정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상청 직원들과 문화적으로 융화돼 이 사업을 수행한 SK C&C 현지 프로젝트관리자(PM)을 포함해 시행자가 아닌 동반자 같았던 한국 기업의 기술과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세르반도 청장은 “이번 재해 조기경보 및 대응 시스템 구축으로 단기적으로 시민 및 기관들에게 즉각적인 재해 대응 경고를 전하고 재해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할 수 있게 됐으며, 장기적으로 홍수 위험에 대한 경각심과 홍수 재해 예방의 제도화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다른 과제들과도 통합돼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홍수 예보를 위한 지속적인 개선 방안 도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세르반도 청장은 이 프로젝트를 필리핀 불라칸주 등 다른 지역에도 확대 적용하고 싶어했다. 지난 달 필리핀에서 홍수가 발생한 지역 가운데도 아직 이 프로젝트가 적용되지 않은 구역이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세르반도 청장은 “최근 부상하는 이슈는 이 사안에 대한 시민 교육과 문화적 홍보가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아직 `조기` 경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지 않아 초기 낮은 단계의 경고음이 울렸을 때 `홍수가 나지 않았는데 왜 알람이 울리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아직 적극적 시민 교육 활동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가 높았다. 이를 위해서 아직 많은 것을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도 했다. 세르반도 청장은 “홍수 모델링 역량을 향상시키는 등 근본적 기술 및 역량 강화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싶다”면서 “이 분야에 선진화된 한국으로 기술자들을 보내서 교육을 시키거나, 한국으로부터 강사 등이 와서 국내 기술자들이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홍수 예측 수준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르반도 기상청장은 “홍수 모델링을 할 때 더 고도화된 수문학(Hydrological) 데이터와 레이더 기반 강우량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확한 모델을 산출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시스템 네트워크를 위한 유지보수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기존 시스템과 통합 문제를 꼽았으며, 담당 엔지니어들과 언어적 장벽이 있었던 점도 애로 중 하나로 들었다.

마닐라(필리핀)=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