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2-스타트업]영국 스타트업 본산 `USTWO`

알렉산더 스벤슨 씨가 선물 받은 하회탈을 써보고 있다. 그는 "우리 사무실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꼭 벽에 걸어놓겠다"며 좋아했다.
알렉산더 스벤슨 씨가 선물 받은 하회탈을 써보고 있다. 그는 "우리 사무실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꼭 벽에 걸어놓겠다"며 좋아했다.

USTWO에 들어서자 사무실이 아니라 홍대 앞 카페에 온 느낌이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암소와 수영복 차림 마네킹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쪽에는 술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바와 당구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강남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다. 압권은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오두막이었다. 안내를 맡은 알렉산더 스벤슨 씨는 `부사장 집무실`이라고 했다. 건물 한 층을 전부 이런 `놀이시설`로 꾸몄다.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하자 그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반응”이라며 반가워했다.

USTWO가 이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조성과 유머가 생겨난다는 믿음 때문이다. USTWO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디자인이 주력 사업이다. 창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벤슨 씨는 “수익 10%를 이처럼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면서 “놀면서 창의력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유머러스한 디자인은 사용자와 디지털 콘텐츠가 더 좋은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내부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보니 딴 세상이었다. 수십 명 직원이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기자가 사진을 촬영하자 모니터에 민감한 정보가 촬영된 것은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만큼 일에는 철저했다.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 한다`는 분위기였다. 프로의식 덕분에 구찌나 소니· H&M 같은 세계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스벤슨 씨는 “삼성전자가 와서 보고는 놀라워 했다”고 말했다.

테크시티에 2004년 설립된 USTWO는 8여년 만에 110여명 직원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5월엔 미국 뉴욕에 지사를 설립했고 스웨덴에도 지사가 있다. 앞서 2월엔 바클레이즈가 출시한 모바일 송금시스템 `핑잇(Pingit)` 디자인을 맡은 것이 알려지면서 저력을 인정받았다. 스벤슨 씨는 “우리처럼 작은 회사가 대기업과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테크시티의 장점”이라면서 “작은 지역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최고의 창업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