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방송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이 있다. 방송용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인 티브이로직(대표 이경국)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2년 3월 설립된 티브이로직은 다양한 고성능 HD(고화질) 방송제작용 장비를 개발해 국내외 유명 방송국에 공급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HD 방송용 모니터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며 업계 1위다. 세계 시장에서는 일본의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 빅터(JVC)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3%로 세계 4위다.
티브이로직이 세계 시장 속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발 빠른 시장 흐름 예측`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여느 나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HD방송을 상당히 일찍부터 준비한 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방송장비는 HD방송 포맷에 맞추어 개발되고 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대기업은 HD 방송용 LCD 모니터 개발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티브이로직은 HD전환기 틈새를 파고들어 HD용 고급 방송용 모니터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일본 소니 등과 비교했을 때 2~3년 빠른 것이었다. SBS를 시작으로 MBC, KBS에서 순차적으로 티브이로직 제품을 사용하면서 시장 선점을 성공했다.
티브이로직은 중소기업이지만 한 발 앞선 제품기획으로 초기 신규 시장을 선점해 왔다. 일단 선점하게 되면 후발주자들이 쉽사리 진입하지 못해 안정성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티브이로직은 설립 이래 OEM이 아닌 고유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고수해왔다. 현재 해외 54개국 90여개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 각 국가별 차별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 내 인지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매년 세계적인 방송 기자재 전시회인 미국 NAB쇼와 네덜란드 IBC쇼 참가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1년 12월 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브이로직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해 방송용 디스플레이 분야를 선점한 국내 기업, 나아가 글로벌 방송용 디스플레이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경국 티브이로직 대표는 “방송장비 시장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고 보수적이어서 제품이 확실하다는 보장이 없으면 제품을 쓰지 않는다”며 “남들보다 먼저 차별화된 제품 출시로 시장을 선점 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