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40년 전통의 중전사업은 해외시장으로 확대하면서 미래 신성상동력산업으로 스마트그리드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택하고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중전분야(송·배전설비) 선두기업인 효성 중공업PG(사업그룹)가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효성은 미국·중국·유럽 등의 시장에는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의 핵심 중전제품이, 중동·북아프리카 등에는 일괄입찰방식의 변전소 설립과 운영사업 등의 신규시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중전사업 성과에 맞물려 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그리드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 발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전기차 공동이용 사업에 충전시스템 공급자로 선정된 효성의 직원들이 충전인프라가 설치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현장을 방문해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9/05/326968_20120905105837_749_0001.jpg)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효성은 1975년 국내 최초로 154kV 초고압 변압기와 169kV 초고압 차단기를 개발했던 한영중공업을 인수해 중전기기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며 국가 전력망 구축과 중전기기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지난 1977년에는 창원공장을 완공, 제품 생산의 대형화를 추구하면서 345kV 변압기와 362kV 차단기 개발에 성공했으며 1978년에는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몰드 변압기 등 신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입증된 변압기와 차단기 기술을 글로벌 경쟁력으로 끌어올려 신시장 개척과 동시에 에너지 및 플랜트 분야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2008년 러시아·스페인·영국에서 220kV 가스절연개폐장치(GIS)와 230kV 변압기를 수주하면서 과거 유럽 기업들의 독무대였던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에는 국내기업 최초로 영국 초고압 중전기기 시장에 진입했다. 품질과 기술에 있어 요구 수준이 까다롭기로 알져진 유럽 시장을 개척한 만큼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효성은 유럽 시장과 달리 아프리카·중동 시장에서는 중대형 송변전 사업에 강했다. 2010년 4월에는 국내기업 최초로 카타르 송변전 시장에 진출하면서 132kV 변전소 3기 등 총 5기의 변전소 일괄입찰방식(EPC)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8월에도 알제리 전력청에 400kV 변전소를 비롯한 총 4기의 변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활발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총 2700억원 규모의 카타르 전력망 확충 10단계 프로젝트 중 초고압 변압기, GIS 등을 포함한 220kV급 6기와 66kV 2기 등 총 8기의 GIS 변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해 추가 수주에도 한창이다.
◇스마트그리드 미래시장 선점에 주력=효성은 송배전 설비 및 모터 분야에서 쌓아 올린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인프라, 전기차용 모터 등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리드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스템 분야에서는 최근 한국전력이 주관하는 전기차 공동이용(EV Sharing) 시범사업의 〃충전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됐다. 효성이 공급하는 충전인프라는 전기차 충전기능 외에 충전소 이용정보 제공, 차량 고장 시 긴급구난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단품위주의 사업이 아닌 서비스 인프라까지 섭렵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의 충전인프라는 향후 무인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효성이 원격감시 관리 및 점검 역할도 진행할 계획이다. 효성은 2010년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처음 개발한 이후 정부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사업 시범단지를 비롯해 전국 공공기관 등에 120여대의 충전시스템을 공급해왔다.
여기에 전기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인 모터 사업에도 국내시장 1위를 지켜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앞세워 전기차에 최적화시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은 국내 최초의 전기차인 `블루온(현대차)`에 전기차용 모터를 납품한 데 이어 지난 해 말 출시한 국내 최초의 상용 전기자동차인 `레이(기아차)`에도 50㎾급 전기자동차용 모터를 공급했다. 효성은 지속적인 제품개발을 위해 80㎾급 전기차용 모터 개발 국책 과제에 참여, 2014년까지 준중형급 모터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중전사업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강점을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분야에도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미 확보한 풍력, 전기차, 송배전 전송 기술을 고도화시켜 제품 차별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로 신재생에너지 시장 선점=효성은 풍력발전 시스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1990년 말부터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다.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등 송배전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자체 기술로 750㎾급 풍력발전시스템 1호기를 개발하며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시스템 국산화에 성공했다. 2007년에는 2㎿급 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 완료한 후 약 2년여의 엄격한 국내외 실증을 거쳐 지난 2009년 독일의 풍력발전 인증기관인 데비오씨씨(DEWI-OCC)로부터 국제인증을 받았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음을 증명했다.
현재 강원도 태백시에 20㎿급 풍력단지 조성과 오는 2012년까지 정선과 삼척 등에 2㎿규모 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동서발전과 강원도 강릉시에 26㎿급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강릉시 대기리 일대에 2㎿급 풍력발전기 10여기를 설치가동을 앞두고 있다.
육상 풍력에 이어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정부의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 중 국내 최대 규모인 5㎿급 해상 풍력발전 주관 업체로 선정돼 국내 업계 최초로 2012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풍력발전의 불규칙한 전력생산량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2010년 9월 국내 최초로 한국전력 신제주변전소와 한라변전소에 스마트그리드 제품인 50MVA 스태콤(STATCOM) 2기를 공급했다. 스태콤은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로 전기를 송배전할 때 손실정압을 보충해 안정성을 높이는 설비다. 반도체 스위치를 이용한 전송시스템 핵심설비로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 기상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더라도 출력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지원한다. 이는 유연전송시스템(FACTS)의 핵심 설비로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 초기인 만큼 기술 선점을 통한 시장 진입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 관계자는 “지금까지 스태콤은 가격이 비싼 수입 제품에 의존해야 했는데 자체 개발로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며 “ 스태콤은 올해 국내시장만 약 400억원대의 규모로 수년 내 세계시장 규모가 수조원 이상으로 확대가 예상돼 에너지 관련 미래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박스/ 민간발전사와 협력해 국내 풍력시장 연다
효성은 기존 중전사업 부분의 감속기와 발전기 설계기술과 생산능력 등 축적된 역량이 풍력발전기 제작 및 전력시스템 운용 잠재력으로 이어지면서 풍력발전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
효성은 중공업분야의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1997년부터 풍력발전시스템 관련 기술의 국산화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2004년 자체 기술로 국내 최초의 750㎾ 풍력발전 시스템 1호기를 개발한데 이어 강원도 대관령 실증단지에서 시험운전을 실시했고 2007년에는 강원도 강릉시 대기리 지역에 주력 제품인 `HS90-2㎿`와 `HS50-750㎾` 각각 1기씩의 발전기를 설치했다. 이후 2년간의 엄격한 실증을 거쳐 독일의 풍력발전 인증기관인 DEWI-OCC사로부터 국내 최초로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2008년말 `해상용 5㎿ 국책과제`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해상풍력 터빈 개발을 통한 범국가 차원의 해상풍력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2009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풍력기술 인프라가 집적된 독일에 엔지니어링센터(HWRC)를 설립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파견해 자체 기술력을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제주 김녕 실증단지에 2㎿급 풍력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신뢰성 테스트와 성능 개선으로 2011년 또 다시 독일 DEWI-OCC 형식 인증을 취득해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인정받았다.
효성은 풍력터빈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민간발전사들과 상생해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한국남부발전과 `풍력 국산화 공동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강원도 태백지역에 18㎿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준공하고 태백시의 지방 보급 사업에도 참여해 2㎿ 제품을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올해 초 제주도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의 15㎿ 규모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750kw 풍력터빈 3기를 설치 운전 중이다. 2013년부터 한국동서발전과 강원도 대기리 및 남부발전과 평창 지역에서 풍력발전단지를 개발이 추진 중이다.
해상풍력 사업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전력과 6개 발전사와 `서남해 2.5GW 해상풍력 개발 협약식`을 갖고 오는 2014년부터 해상 실증사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효성은 관계자는 “국내 발전자회사와 민간 발전사 등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강원, 경북, 제주 등 국내 각 지역에서 적극적인 풍력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며 “기존 전력사업에서의 경험과 기술적 강점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단지 개발부터 유지보수까지 수행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소박스/ 전기차 충전인프라·전력저장장치(ESS) 사업으로 돌파구 마련
국내 송배전분야 선두기업인 효성은 40여년의 중전사업 노하우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력 계통운영 효율화와 전기차 충전인프라 중심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효성은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을 시작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전기기 산업이 ICT와 만나면서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전력시장의 환경변화에 선제대응을 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한국전력이 주관하는 전기차 공동이용 사업의 〃충전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업은 전기차를 빌려 사용하는 카셰어링(Car Sharing) 일환으로 주택가 근처에 보관소와 충전소를 이용해 차량을 시간단위로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지정된 지역에 반납하는 차량공유 서비스다. 충전인프라가 서울 수도권 전역에 설치돼 일반 고객을 대상하기 때문에 과금 등의 각종 서비스 제공과 관리가 핵심이다. 효성이 공급하는 충전인프라는 전기차 충전기능 이외에 충전소 이용정보 제공, 차량 고장 시 긴급구난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충전인프라는 무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원격감시 및 관리 등의 점검이 가능하다.
효성은 2010년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처음 개발한 이후로 정부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사업 시범단지를 비롯 전국 공공기관 등에 120여대의 충전시스템을 공급해왔으나, 일반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충전인프라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삼성SDI와 협력으로 1㎿급 전력저장장치(ESS)를 삼성SDI 기흥공장에 구축, 이달 중에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용량의 ESS가 산업현장에서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SS는 전기차 인프라 등과 함께 스마트그리드 업계가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모델 발굴에 집중하는 분야로 효성이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효성 관계자는 “기존 중공업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인프라 및 ESS 등 스마트그리드 분야에도 다양한 형태의 사업 시도가 진행 중”이라며 “기존 산업현장에 스마트그리드라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