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만 이루어진 1500㎿급 대용량 원전 `APR+`의 완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APR+는 국내 표준 원자로인 `OPR1000`과 `APR1400`의 대를 있는 신형모델이다. 국내 원전의 독자적인 수출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는 해외 의존 기술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올해 APR+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1000㎿·1400㎿·1500㎿ 원자로를 확보해 미국·프랑스·일본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전망이다.
![한수원중앙연구원 신형원전연구소 연구원들이 원전중앙제어실 검증시설에서 원전 제어계통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9/327063_20120905114235_767_0001.jpg)
APR+ 개발에는 그동안 한국 표준형 원전 개발에 노력해 온 한수원중앙연구원 신형원전연구소(옛 신형원전개발실)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8월 혁신적인 원전 안전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전력 전력연구원과 한수원중앙연구원이 통합 운영되면서 탈바꿈 한 신형원전연구소에는 연구원 60여명이 한국형 원전을 최신 안전설계로 중무장시키기 위해 연구개발에 불철주야 매진한다.
신형원전연구소는 APR+ 이외에도 원전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안전성과 신뢰성, 경제성을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APR1400 모델의 시장 다변화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해 원전시장 개척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형 모델인 `EU-APR1400`이 대표적 사례다. 이 모델은 APR1400 시장 다변화의 일환으로 가장 보수적인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현재 인증심사를 받는 중이며 2014년에 취득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국내와 상이한 유럽 원자력 안전요건에 따라 일부 설계를 변경하고 9·11 테러 이후 발효된 대형 항공기 충돌 대비 설계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비 설계를 안전요건으로 반영했다.
신형원전연구소는 지난 1년간 APR+ 원전 건전성 확보 연구의 비중을 높여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피동보조급수계통 기술도 신형원전연구소의 성과다. 이 기술은 후쿠시마 원전이 전원 상실로 발전소를 냉각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전원 공급 없이도 정지 및 냉각, 수소 제거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포괄부지 내진설계와 쓰나미·항공기 충돌 대비 설계를 적용해 자연재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원전 수출 시 지식재산권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핵심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원전 국산화의 마지막 장벽인 △원전설계 핵심코드 △원자로 냉각펌프 △원전계측 제어설비 3대 미자립 기술은 연내 확보를 예고하고 있다. 3대 기술 개발이 완료하면 우리나라는 최고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100% 순수 자국기술의 원전을 보유하게 된다. 아울러 올해를 목표로 APR+ 표준설계인가 획득도 진행 중이다.
신형원전연구소 관계자는 “APR+는 안정성과 경제성을 함께 갖추고 있어 해외 원전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기술 개발에서 축적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 원전 강국이 되기 위한 선진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