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특집1-ICT한류]인터뷰-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2년 연속 종합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전자정부 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자신문 창간 30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 수출 확대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전자정부 수출 지원을 위해 △수출 전략국가 대상으로 양해각서(MOU) 체결 △정보화 공적개발원조(ODA)사업 지원 △전자정부 10대 브랜드를 선정, 전략적 수출 품목 육성 △전자정부 글로벌 포럼 운영의 4개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이러한 정책 기반으로 지난해 2억4000만달러 규모의 전자정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맹 장관은 “지난 2007년 982만달러에 불과하던 전자정부 수출 실적이 불과 4년 만에 24배 증가했다”면서 “올해는 3억달러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 전자정부 지원사업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일부 지적에도 맹 장관은 확고한 방안을 제시했다. 맹 장관은 “국가별 전자정부 현황을 종합 분석한 수출 전략지도를 마련 중”이라면서 “전략지도 기반으로 수출 전략국가를 선정해 장기적인 맞춤형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정부 수출이 원조사업을 넘어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요 수출 전략국가 및 국제개발은행 등과 MOU 체결도 확대할 예정이다. 전자정부 수출 관련 범정부 해외 진출 지원협의회도 구성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다음은 맹 장관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UN 평가 연속 2회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로 인정받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193개 UN 전체 회원국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자정부 발전지수, 온라인 참여지수 등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0년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1위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2010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전자정부를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지난해 차세대 전자정부 전략인 `스마트 전자정부 전략`을 마련했다. SOS 국민안심서비스, 생활불편 스마트폰 신고서비스 등 모바일 기반 서비스도 적극 발굴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 양방향 대국민 소통도 확대했다. 정보격차 문제 해소에도 적극 노력했다. 정보화마을, 장애인 보조기기 보급 및 중계서비스, 다문화가정 IT방문교육 및 영상상봉 등을 제공 취약계층 서비스 접근성도 높였다. 민원24 등으로 생활민원 일괄서비스를 제공해 정보와 서비스가 막힘없이 흐르는 융합정부도 실현했다. 평가 대비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 환경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10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시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결과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최고임을 재확인받게 됐다. 전자정부의 국제적 위상 강화와 수출확대 등 많은 국익 창출을 기대한다.

-전자정부가 구현돼 행정업무 프로세스가 개선되고 대국민 서비스 편리성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전자정부 구현에 따른 효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전자정부는 행정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와 대국민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는데 성과가 있었다. 첫째 정부 내부 업무를 정보화해 행정업무 생산성과 투명성을 개선했다. 정부업무관리시스템은 업무처리 과정을 전자화·표준화해 일처리 시간을 단축했다. 실제로 공무원 일처리 평균시간이 2시간 15분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조달시스템 가동으로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조달 청렴도도 크게 향상됐다. 둘째 기업 대상 지원 서비스 수준을 높여 기업 경쟁력 제고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기업은 기업지원 단일창구 서비스로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고 기업 행정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 기관 방문, 중복 서류 제출 등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전자통관시스템은 기업들의 수출입 통관 시간을 단축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데 기여했다.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천공항의 전자통관, 전자출입국관리 등도 전자정부 서비스 기반으로 마련됐다. 셋째는 민원 서비스를 온라인화해 국민의 민원 만족도를 향상시켰다. 민원24, 온라인소통포털 등이 대표 사례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어느 정도인지, 정부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전자정부는 이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바레인 왕세자, 키르기즈스탄 부총리, 콜롬비아 대통령 등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방한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를 보고 갔다. 작년 한해 동안 25개국 140여명이 방문했다. 올해는 8월까지 59개국 330명의 해외 정부인사가 방문했다. 이들은 대부분 다른 선진국들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성공 스토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전쟁 폐허 속에 있던 나라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를 구축한 비결과 경험에 관심이 높다.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한국형 전자정부를 모델로 도입하려고 한다.

-아시아 및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 저개발국가 중심으로 전자정부 구현 요구가 높다. 행안부는 전자정부 수출 지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전자정부 수출은 외국 정부를 상대로 행정문화를 수출하는 것이다. 정부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외국 정부는 단순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정부의 노하우를 전수받길 원한다. 정부 간 협력이 수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인 셈이다. 정부는 올해를 전자정부 수출 확대를 위한 기점으로 여기고 적극적인 수출 지원정책을 마련했다. 첫째는 수출 전략국가를 대상으로 MOU를 체결, 고위급 해외 마케팅으로 정부 간 협력활동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출 전략국가 고위급 인사 초청교육을 실시, 정보접근센터 설치와 IT봉사단 파견 등 정보화 ODA사업에 집중한다. 셋째 통합전산센터·특허·국세 등 전자정부 10대 브랜드를 발굴해 전략적 수출 품목으로 육성키로 했다. 오는 10월에는 해외 20여개국 IT 분야 장·차관을 초청, 전자정부 글로벌포럼을 UN과 공동으로 개최한다.

-전자정부 수출 성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향후 수출 가능성이 있는 지역과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전자정부 수출은 해마다 증가해 2007년 982만달러였던 수출규모가 지난해에는 2억4000만달러로 24배 늘었다. 올해는 3억달러가 목표다. 구체적인 수출 성과로는 물품신고, 세관검사 등 모든 세관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자통관시스템이 네팔·탄자니아·에콰도르 등 10개국에 1억148만달러 규모로 수출됐다. 입찰·계약과 같은 조달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조달시스템은 튀니지·코스타리카 등에 1700만달러 규모로 수출됐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 1억달러 규모의 정부데이터센터 수출이 성사됐다. 데이터센터 구축은 많은 나라에서 검토 중이다. 수출 지역도 다변화 했다. 과거 동남아 중심에서 중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EU 등 선진국에서도 우리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분야도 특허·정부통합센터·재난관리·치안·국세·재정 등으로 점차 다양화 한다. 최근에는 주민등록시스템에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이 분야는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제도와 시스템을 운영해 온 경험이 있어 수출 가능성이 높다. 아프카니스탄이 올해 4500만달러 규모 전자주민증사업을 발주한 데 이어 방글라데시도 같은 규모의 사업을 12월 발주한다.

-우리나라의 저개발 국가 대상 전자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우려가 있다. 해외 지원에 장기적인 접근과 관리가 필요한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정부는 전자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행정한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잇도록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 한국형 전자정부 모델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국가별 전자정부 현황 및 수요를 종합 분석해 수출전략지도를 작성하고 있다. 전략지도 기반으로 수출전략국가를 선정, 개별 국가의 현실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과 IT ODA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시스템의 성공적인 운영과 정착을 위해 노하우와 인력을 지원한다. 구축된 시스템 간 상호연동 관련 컨설팅도 제공한다. 정보화에 협력 의지가 강한 멕시코·칠레·터키·남아공·불가리아·베트남 6개국에 IT협력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센터별로 우리나라의 전문가 1인을 파견, 해당 국가 정부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IT협력센터를 통해 72건의 공동 프로젝트와 103건의 정보화 컨설팅을 수행했다.

-전자정부 수출이 아직은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등 지원사업 중심이다. 향후 해당 국가 자체 예산이나 세계은행 등 다양한 예산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전자정부 수출이 주로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다 보니 유·무상 원조사업이 78%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중 무상원조는 9.5%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유상원조로 추후에 차관을 상환받으므로 실질적인 수출에 해당한다. 우리 전자정부에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아져 수입국 자체자금 사업이나 국제개발은행 자금사업 수주도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당 국가 자체 예산이나 세계은행 등 다양한 예산으로 진행하는 사업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격 제고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주요 수출 전략국가 및 국제개발은행 등과 MOU를 체결, 고위급 해외 마케팅을 강화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기업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공략을 강화해 다양한 사업을 수주해야 한다. 전문 컨설턴트 등 기업 기술 역량을 키우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 각자의 장점을 살려 진출하는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전자정부 수출은 행안부 외에 여러 기관이 지원하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전략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전자정부 수출 지원에는 행안부를 포함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등 다양한 정부부처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출입은행, 한국국제협력단 등이 관련돼 있다. 이를 하나로 묶는 범정부 차원의 `범정부 해외진출 지원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외교부·행안부 등 정부부처와 IT기업·학계로 구성된 ICT산업협력사절단도 중남미에 파견할 예정이다. 사절단은 전자정부 수요가 급증하는 중남미 국가와 협력을 증진하고 국내 기업의 진출 여건을 마련한다. 전자정부 수출 관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 정보를 공유한다. 각 기관이 추진하는 지원활동 연계도 추진한다.

-행안부는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물론이고 국가 정보화를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범국가 차원의 정보화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고 있는지.

▲행안부는 국가정보화기본법에 따라 국가정보화의 효율적, 체계적 추진을 위해 5년마다 정보화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08년 12월 창의와 신뢰의 선진 지식정보사회라는 비전 아래 소통과 융합, 민관 융합, 활용 중심, 역기능 대응을 중점 전략으로 하는 국가정보화기본계획을 발표, 추진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정보화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매년 국가정보화시행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기관별 시행계획을 심의하고 의견을 기재부 장관에게 제시, 예산 편성시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급격한 정보화 환경 변화 등 선제적이고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면 별도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스마트 전자정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향후 범정부 차원의 정보화 전략을 수정, 개선하거나 추가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정부는 최신 IT 발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국민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보화가 행정서비스를 개선하고 국정 현안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첫째 수요자 중심의 실시간·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확대한다. 기존 PC 기반의 전자정부 서비스를 모바일로 확대해 국민들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2015년까지 917종의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 참여를 확산해 국민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서비스 개선 및 국정현안 해결에 활용하는 양방향 소통 체계도 강화한다.

둘째 공공이 보유한 정보를 민간에게 개방하는 개방형 정부로 발전한다. 현재는 버스운행정보, 기상정보 등 제한적으로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있으나 향후 다양한 정보 등을 민간에게 제공한다. 현 13종의 정보제공 종류를 오는 2015년까지 100종으로 확대한다. 통합제공창구를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기반으로 운영한다. 실시간 정보제공으로 모바일 앱 개발 등 민간 서비스 창출도 촉진한다. 셋째 전자정부가 사회적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 실종아동찾기시스템 및 SOS 안심서비스 확대 등으로 범죄 예방에 IT를 적극 활용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전 전조예측 등도 실시한다. 정보보호체계를 강화하고 개인정보보호, 정보격차, 인터넷 중독 등 정보화 역기능 대책도 마련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